소비자심리지수 8개월만에 최저… 살아날 기미 안 보이는게 더 문제

소비자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세월호 참사의 여파로 8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한국은행은 27일 ‘2014년 5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통해 이달 CCSI가 105로 전달에 비해 3포인트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미 양적완화 축소와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 우려가 반영돼 3포인트 하락한 작년 9월(102)이후 최저 수준이다.

한은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가 지난달 16일 발생한 후 한 달여가 지났음에도 그 여파가 소비자들의 심리 위축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직접적 경제적 요인이 아닌 인명사고로 3포인트나 떨어진 것은 적지 않은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소비자 체감지표인 CCSI는 경기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표 중 하나다. 외환위기(1997년 4분기·25포인트↓),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10월·11포인트↓), 동일본 대지진(2011년 3월·9포인트↓) 등 위기 때마다 CCSI는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CCSI는 100이 기준이다. 이를 넘으면 경제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는 가구가 많다는 의미이고 100 아래면 그 반대다. 2012년 12월 99였던 CCSI는 매달 꾸준히 100 이상을 기록해 17개월째 기준선을 웃돌고 있다.

CCSI 세부지표를 보면 6개월 전에 견줘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현재경기판단CSI가 15포인트나 떨어진 76을 기록했다. 6개월 뒤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향후경기전망CSI도 7포인트나 하락한 94로 집계됐다.

이 두 수치는 소비자들이 일상생활에서 체감하거나 주변에서 관찰한 것을 반영한 지표여서 더 큰 폭으로 떨어졌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이밖에 현재생활형편CSI(91, 2포인트↓), 생활형편전망CSI(99, 2포인트↓), 소비지출전망CSI(108, 2포인트↓), 취업기회전망CSI(91, 5포인트↓), 금리수준전망CSI(102, 2포인트↓), 가계수입전망CSI(101, 0포인트) 등 대부분의 CSI가 하락했다.

이번 5월 조사는 지난 13~20일 전국 도시의 2200가구를 상대로 이뤄졌다. 4월에는 11~18일 조사가 진행됐으나 세월호 참사 이후인 16~18일 응답이 10%에도 못 미쳐 이번 조사가 세월호 참사가 반영된 한은의 첫 CCSI 결과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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