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긴급 이사회에 무슨일이?

입력 2014-05-23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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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의 긴급 이사회가 소득없이 끝났다.

KB국민은행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전산시스템 교체를 놓고 벌어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임시 이사회를 열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끝났다. 국민은행은 다음주 중 감사위원회와 이사회를 다시 열어 재논의키로 했다.

이날 아침까지는 분위기가 긍정적이었다.

이건호 행장은 이날 오전 지난 21일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사외이사들과 만났을 때 분위기가 어땠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나쁘지 않다”고 대답했다.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 또한 22일 이 행장에게 “이사회와 협의해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해 달라”고 당부하는 등 사태가 해결 조짐이 보이는 듯 했다.

그러나 이 행장은 이사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27일 감사위원회와 이사회를 열어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해 논의가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았음을 내비쳤다.

이어 외부에서 최근 사태를 분쟁이나 갈등으로 본다는 시각에 대해 “분쟁이나 갈등일 이유가 하나도 없다”면서“이사회를 거수기라고 말하다가 토론이 이뤄지니까 갈등이라고 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반박했다.

주전산시스템 교체 일정에 대해선 “4월 24일 내린 이사회 결정은 여전히 유효하므로 (입찰) 프로세스는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행장이 자리를 뜬지 30여분 후 1층 로비로 나온 사외이사들은 이날 회의와 관련해 말을 아꼈다. 김중웅 이사회 의장은 “다음주에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하며 황급히 자리를 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원래 27일 감사위원회와 이사회를 열기로 했지만 이사들의 개인적인 일정을 고려해 날짜를 다시 정하기로 했다”며“다음주 중에는 감사위원회와 이사회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긴급 이사회에서는 이건호 국민은행장과 정병기 상임 감사가 내부 감사보고서 문제로 마찰을 빚은 사외이사들과 합의 도출을 위한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달 이 행장과 정병기 상임감사위원은 전산시스템 교체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내용의 감사 의견서를 감사위원회와 이사회에 올렸으나 사외이사가 주축이 된 감사위원회와 이사회는 감사 의견서를 채택하지 않았다.

금융권에서는 KB금융 내부에서 위기감이 큰 만큼 내주 이사회에서 합의점을 찾을 것으로 보고 있으나, 다른 일각에서는 국민은행 감사위원회와 이사회 내의 견해차가 여전해 수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몇몇 이사들은 회의에서 이 행장과 정병기 감사가 사전 협의 없이 금융감독원 감사를 요청함으로써 내부갈등을 외부로 표출하고 시스템 변경과 관련해 리베이트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불쾌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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