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락에… 외화예금에 ‘뭉칫돈’

입력 2014-05-09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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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말 잔액 303억달러… 한달새 11.36% 껑충

환율 급락에 시중은행의 외화예금이 지난 한달간 30억달러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화 절상으로 ‘세자릿수 환율시대’가 열릴 것이란 관측이 퍼지면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들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9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외환, 우리, 하나은행 등 5대 은행들이 지난달 말 외화예금 잔액은 303억4900만 달러로 집계됐다. 3월 말 기준 272억5200만 달러와 비교하면 한달만에 30억9700만 달러(11.36%)나 급증한 것이다.

우리은행에 8억7500만 달러로 가장 많은 돈이 몰렸고 외환은행(8억5400만 달러), 신한은행(7억1400만 달러), KB국민은행(3억8500만 달러), 하나은행(2억6900만 달러)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한국은행이 발표한 외화예금 잔액이 511억 달러를 기록하며 석달만에 주춤했던 것과는 대조된다.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 분위기속에 지난달 이후 원달러 환율이 1000원대 초반까지 떨어지자 단기반등을 기대한 수요자들이 외화예금으로 자금을 넣은 것이다. 증시 급락과 1%대 초저금리 속에서 마땅히 돈을 굴릴곳이 없다는 인식도 한 몫했다.

실제로 전일 원달러 환율은 1020원대 초반까지 밀려나며 5년9개월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일각에서는 단기적으로 원ㆍ달러 환율이 ‘세자리’ 를 찍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하단에서 강하게 유입되는 결제수요(달러 매수)와 당국의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 등으로 인해 하락 속도가 제한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특히 하반기에는 미국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영향으로 달러가 강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0%’대 금리에도 불구하고 외화예금에 꾸준히 자금이 몰리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환율이 1020원선까지 밀려나면서 더 떨어지기 어렵다는 인식이 퍼졌다”며 “하반기 달러가 오를 것이란 기대감에 영업점마다 환테크나 외화예금에 대한 문의가 부쩍 늘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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