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기업, 1년이면 한국TV·스마트폰 유사제품 내놔… IT가전 ‘비상’

입력 2014-05-08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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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모델’ 한국 모방을 뛰어넘은 기술력 ‘위협적’

중국 업체들이 한국 기업을 맹추격하고 있다. 특히 정보기술(IT)·가전 부문에서 눈에 띄게 기술 격차를 좁히는 등 위협적인 모습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전자업체 대부분이 삼성, LG 등 우리나라 기업들을 ‘롤모델’로 삼고, 모방에 가까운 사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은 선발 기업의 시행착오를 겪지 않아도 되는 후발 업체의 장점을 매우 잘 활용하고 있다”며 “무섭게 따라붙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국내 전자, 디스플레이, IT 업종 기업들의 알맹이(성공 사례)만 뽑아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며 “심지어는 제품마저 카피의 대상이 되는 만큼 이미 벤치마킹 수준을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현재 중국 업체들이 가장 빠르게 쫓아오는 부문은 디스플레이다. 특히 중국 정부가 부품소재 생태계 구축을 위해 정책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점은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성장동력이 되고 있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이 3월 발표한 ‘2013년 주요국별 산업기술 수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국은 디스플레이 기술에서 한국과의 격차를 2011년 26.9(기준치 100)에서 2013년 19.3으로 줄여 가장 높은 추격도(7.5%)를 보였다. 뒤를 이어 △반도체 17.3→13.1 △IT융합 14.9→11.7 △홈네트워크 및 정보가전 19.3→16.8 △플랜트 엔지니어링 12.6→10.3 등 순이었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삼성, LG 등 한국 기업이 오래전부터 추진해온 부품소재, 완제품 수직계열화를 활발히 추진 중이다.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와 LCD(액정표시장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부문에서 두각을 보이는 트룰리, 아이리코 등이 대표적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의 디스플레이 산업 생태계 구축이 속도를 내고 있다”면서 “중국에 수출하는 한국 기업들의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우려했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약진도 우리 기업을 긴장시키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말 차이나모바일, 차이나텔레콤, 차이나유니콤 등 이동통신사에 대한 정부의 LTE(롱텀에볼루션) 서비스 인가로 스마트폰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이 예고된 중요한 시장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올해 중국 LTE 스마트폰 시장을 전년 대비 547% 성장한 1억3500만대로 전망했다.

올해 1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 2위인 삼성전자, 애플이 전년 동기 대비 하락한 반면 중국의 화웨이, 레노버는 전년 수준이거나 증가했다. SA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 1분기 시장 점유율은 31.2%로, 전년 동기(32.4%)보다 1.2% 포인트 떨어졌다. 2위 애플도 전년 동기 대비 2.2% 포인트 하락한 15.3%를 기록했다. 반면 화웨이와 레노버는 4.7% 점유율로 나란히 3위를 차지했다. 레노버의 경우 4개 업체 중 시장 점유율이 유일하게 0.8% 포인트 상승했다.

중국 업체들의 ‘한국 따라잡기’는 가전산업에도 경고등을 켰다. 중국 가전업체들은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4’에서 커브드 TV를 일제히 선보이며 한국 기업을 놀라게 했다. 커브드 TV는 ‘CES 2013’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세계 최초로 공개한 것으로, 이들은 1년 만에 비슷한 제품을 구현한 것이다.

중국 업체들은 최근엔 삼성전자, LG전자를 중심으로 세계 TV 시장이 UHD TV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예상되자 유사한 제품을 대거 출시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은 TV뿐만 아니라 에어컨 등 이른바 잘나간다는 한국 제품들은 모조리 베끼고 있다”면서 “더 큰 문제는 단순히 모방에 그치지 않고 기술을 재해석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업체와의 기술 격차가 계속 좁혀져 현재 약 1년 정도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러한 기술력의 간극은 점점 더 빠르게 좁혀질 것으로 보여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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