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승용차 판매 증가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레저용차량(RV)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어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올해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쌍용자동차, 한국지엠, 르노삼성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 브랜드의 승용차 판매는 4월 누계기준 26만386대로 전년 동기 25만7657대보다 1.1% 증가하는 데 그쳤다.
국내 시장점유율 1위인 현대차의 올해 승용차 판매는 지난해보다 1.1% 늘어난 11만7712대를 판매했다. 대신 RV는 4만7898대로 전년보다 18.1% 증가했다. 봄철을 맞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인기가 지속되면서 지난달에만 싼타페 7785대, 투싼ix 3486대, 맥스크루즈 810대, 베라크루즈 289대 등 전년보다 4.9% 늘어난 1만2370대가 판매됐다.
르노삼성은 올해 SM3, SM5, SM7 등 승용차 판매량이 1만5116대로 전년 대비 6% 감소한 모습을 보였지만, QM5의 판매 호조로 RV는 올해 5882대를 판매, 전년 동기 대비 389%나 증가한 판매 성장을 보였다. 쌍용차도 올해 승용차는 전년 대비 11.2% 감소한 923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지만, RV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26% 늘어난 21884대를 판매했다.
이밖에 한국지엠은 RV 판매증가율이 36.7%를 기록하며 승용차의 증가율(18.6%)를 웃돌았다. 내수시장에서 전년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기아차도 승용차의 감소폭이 3.1%로, RV차량 감소 1.4%보다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RV의 판매증가는 레저 및 캠핑 수요가 가파르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현대차 맥스크루즈 등 RV 분야의 신모델들이 대거 출시된 점이 RV 판매 성장의 배경으로 분석된다. 또 겨울철 눈길 운전과 안전성에 RV가 강하다는 소비자의 인식이 확대됐다는 점과 수입차 증가로 RV 차종 선택이 다양화됐다는 점도 RV의 인기 배경으로 꼽힌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RV의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이전부터 계속 나왔지만, 올해 누적집계를 보니 이같은 트랜드 변화가 확실하게 입증됐다”며 “자동차 시장 트렌드가 이동수단에서 즐기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