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순손실 1.3조원 전망…“혁신이 절실하다”
일본 가전의 명성을 이끌어온 소니가 부진의 늪을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니는 1일(현지시간) 지난 3월 마감한 2013회계연도 실적을 예비 집계한 결과 순손실이 1300억 엔(약 1조309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회사가 지난 2월 내놓은 전망치 1100억 엔을 18% 웃도는 것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60억 엔으로 앞서 회사가 2월 전망했던 800억 엔의 3분의 1에 그쳤다.
적자폭이 확대되면서 스마트폰과 차세대 게임 콘솔 ‘플레이스테이션(PS4)’으로 회생을 노렸던 히라이 가즈오 소니 최고경영자(CEO)의 리더십이 위기를 맞게 됐다. 히라이 CEO는 지난 2월 실적 전망을 내놓는 자리에서 5000명 감원과 함께 PC사업부를 매각하고 TV사업부를 분사하겠다고 밝혔다. 허리띠는 단단히 졸라매되 수익성이 낮다고 판단되는 사업부는 과감히 쳐내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히라이 CEO의 노력에도 소니가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원인으로 이렇다 할 만한 제품을 내놓지 못하는 것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에 대해 미국 CNBC는 소니에 혁신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소니는 소니의 대표제품이었던 카메라와 TV 부문은 삼성전자와 중국의 저가 브랜드에 밀려서 고전을 면치 못한 것이 수년째고 총력을 기울였던 스마트폰 사업부도 적자에 허덕이는 상황이다.
그나마 지난해 11월에 야심 차게 선보인 차세대 비디오 콘솔 ‘플레이스테이션(PS4)’가 경쟁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를 제치고 시장을 선도하고 있지만 그룹 전체의 회생을 이끌기에는 역부족이란 평가다. 최근 회사는 부동산 사업에 뛰어들며 전자업계를 넘어서 수익성 다각화에 나섰다. 그러나 CNBC는 부동산 시장 진입이 소니가 보여준 마지막 혁신이라면서 회사가 창립 당시 보여줬던 혁신에 대한 의지가 서서히 약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CNBC는 애플과 삼성처럼 소니도 소비 생활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혁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35년 전 워크맨으로 음악감상의 틀을 바꿨던 것처럼 또 한 번 혁신의 힘을 보여줘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소니는 오는 14일 지난 회계연도 확정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