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혁신기업] WH그룹, 불신 깬 변신…세계인 믿고 먹는 육류 브랜드로

입력 2014-04-2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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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브스 선정, 亞太 혁신기업 중 3위

‘육류업체라고 혁신을 못 할 소냐.’

중국 WH그룹(전신 솽후이인터내셔널)은 육류업체가 혁신과 큰 상관이 없다는 편견을 우지끈 깬 기업이다.

회사는 포브스가 선정한 ‘2013년 세계 100대 혁신기업’ 순위에서 아시아ㆍ태평양 기업 가운데 세 번째로 높은 11위에 올랐다.

이는 모바일 메시징 응용프로그램(앱) ‘위챗(WeChat)’으로 유명한 텐센트(18위)와 세계 산업용 로봇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일본 화낙(26위)보다 앞선 것이다.

WH그룹은 지난해 5월 세계 최대 돈육생산업체인 미국 스미스필드푸드를 주당 34달러, 총 47억 달러(약 4조8800억원)에 인수했다. 스미스필드 부채를 다 떠안기로 한 것까지 생각하면 회사가 스미스필드에 들인 돈은 71억 달러에 이르러 지난해 중국 기업의 해외 인수ㆍ합병(M&A)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스미스필드 인수는 무엇보다도 혁신에 대한 회사의 뜨거운 열망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스미스필드의 첨단 육류 가공 및 포장 기술 등을 도입함으로써 중국 소비자들의 자국 식품에 대한 오랜 불신을 한 방에 날릴 수 있다. 회사는 올해 초 중국색이 강한 ‘솽후이’라는 사명을 지금의 이름으로 바꾸면서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전 세계에 가장 안전하고 맛있으며 영양가가 풍부한 육류를 공급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WH그룹은 스미스필드를 통해 미국에서 아시아로의 수출을 확대하고 중국시장에 프리미엄 제품을 선보이는 등 글로벌 트레이딩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프랑스 인시아드(INSEAD) 경영대학원의 할 그레거슨 리더십 교수는 “WH그룹이 혁신 실천 수단인 관찰과 네트워킹(연계), 실험을 독려하는 기업문화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어 회사는 미국 유명 소시지업체 오스카마이어의 마케팅 전략을 관찰ㆍ연구하고 서구 일류 마케팅업체와 연계해 ‘솽후이포레스트(Shuanghui Forest)’라는 200편짜리 TV 만화영화를 제작했다”고 소개했다. 이 만화영화에는 동물을 의인화한 10가지 캐릭터가 나온다. WH그룹은 회사 제품인 소시지에 대한 친밀감을 심어주고자 만화를 제작했다.

회사는 지난 2011년 지방감소제이며 인체에 해로운 ‘콜렌부테롤’을 먹여 키운 돼지를 공급받은 사실이 적발돼 회사 역사상 최대 위기에 처했다. 회사는 각 도축라인별로 콜렌부테롤 검사를 실시하는 등 안전조치를 강화하면서 위기를 넘겼다.

또 제3자 품질관리기관에 의뢰해 생산공정이나 완제품을 검사하게 하고 이를 투명하게 공개했다.

매년 3월 15일을 ‘식품안전의 날’로 정해 안전의식을 고취하는 한편 식품안전 인센티브 기금을 설립하고 이 부문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둔 공급업체에 상을 내렸다. 아울러 손해배상시스템을 구축해 불법 약품이 들어가거나 식품안전에 해로운 고기를 공급한 업체에 대해서는 즉시 법적 조치를 취하는 것은 물론 두 배 이상의 배상을 청구해 고기품질에 해가 될 수 있는 행동을 원천차단했다.

WH그룹은 지속적인 실험을 통해 중국 전역 도축장에서 매년 도살되는 1500만마리 돼지들의 품질을 실시간 추적ㆍ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했다고 그레거슨 교수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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