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물 단속에 걸려ㆍ인터넷 검열 강화 의도…바이두ㆍ텐센트 등 활동 위축 우려도
인터넷 검열을 강화해온 중국 정부가 대형 인터넷기업에 온라인 발행권 박탈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이에 중국 IT기업의 활동이 위축될 것이라고는 불안이 커지고 있다.
중국의 출판 언론 방송 영화 등을 관장하는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광전총국)은 24일(현지시간) 중국 최대 포털 시나닷컴이 음란물 단속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온라인 발행ㆍ배포권을 박탈하고 거액의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광전총국은 이날 성명에서 시나에 실린 20건의 글과 4편의 동영상이 외설적이고 음란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광전총국의 한 관계자는 “시나가 정부의 결정해 항소할 수 있기 때문에 발행권 박탈 시점이나 벌금 규모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사업권이 박탈되면 시나는 신문 잡지 서적 등 인쇄물과 오디오 비디오 콘텐츠 등을 온라인으로 실을 수 없게 된다.
엘라 지 오펜하이머앤드컴퍼니 주식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시나 매출에서 온라인 발행이 얼마 정도 되는지 모르기 때문에 불확실한 점이 많다”며 “이 부문 비중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추정되나 회사에 가해진 처벌은 중국의 검열이 갈수록 심해질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해외 유명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를 차단하고 있다. 구글은 중국의 검열에 항의해 현지 검색시장에서 철수하고 홍콩에서의 우회접속을 제공하고 있다.
당국의 이런 검열 강화 기류가 자국 기업까지 확산하면 시나와 중국 최대 인터넷 검색업체 바이두, 모바일 메시징 응용프로그램(앱) ‘위챗(WeChat)’의 텐센트 같은 기업들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당국이 이전에도 음란물 게재 등을 이유로 사이트나 개인 웨이보 계정 등을 폐쇄해왔으나 시나 같은 메이저 기업이 이런 고강도 처벌을 받는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당국이 음란물 단속보다는 정부에 비판적인 내용이 자주 올라오는 웨이보를 겨냥한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풀이하기도 했다. 시나는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의 대주주다. 이에 대해 텐센트나 바이두 등 다른 기업에도 경고의 메시지를 주려는 의도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