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속속 드러나는 의혹…무리한 구조변경에 급회전도 사고 원인인 듯

입력 2014-04-17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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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의 침몰 원인으로 볼 만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세월호가 사고 신고 직전 급선회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고 원인 규명에 한 발 다가섰다. 사고 선박이 급하게 뱃머리 돌리다가 사고가 났다는 당초 수사본부의 추정에 무게가 실리는 순간이다.

17일 선박모니터링시스템에 따르면 세월호는 16일 오전 8시48분에 급 선회했다. 최초 신고가 접수된 8시52분보다 4분이 빠른 시간이다.

이는 침몰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변침’과 관련이 있다. 서해지방해양경찰청은 세월호 여객선 침몰사고 원인에 대해 갑작스럽게 항로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이른바 ‘변침(變針)’으로 잠정 결론 낸 것으로 알려졌다. 변침은 여객선이나 항공기 운항 등에서 항로를 변경하는 것을 말한다.

해경은 세월호가 병풍도를 끼고 왼쪽으로 뱃머리를 돌리는 과정에서 완만하게 항로를 변경해야 하는데 급격하게 항로를 바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세월호는 신고가 접수된 오전 8시 48분 37초에 갑자기 서남쪽으로 급하게 우회전을 한다. 이렇게 418m를 가던 세월호는 다시 8시 52분 13초에 다시 방향을 북족으로 틀었다. 이후 10시 12분까지 70분간 북쪽으로 4350m를 향한다. 해수부는 이 때 동력을 상실해 표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 인해 세월호에 실린 차량 180대와 컨테이너 화물 1157톤의 결박이 풀리면서 찰나에 화물이 왼쪽으로 쏟아졌고, 배가 좌현으로 기울어진 것으로 해경은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단순한 변침에 사고의 원인이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김길수 한국해양대학교 교수는 “단순히 변침으로 배가 전복된다면 전세계적으로 많은 사고가 발생했을 것”이라며 “평온한 바다에서 암초가 아닌 경우 배가 넘어가는 경우는, 화물에 대한 고박(라싱·lashing)을 제대로 안해서 넘어갔을 가능성과 GM이 불량해서 전복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GM(선체무게중심)이란 배의 안정성을 판단하는 지표로 G가 M보다 크거나 같을 경우 전복가능성이 있다. 즉 무게중심(G)은 선체의 전체중량이 한점에 모여 있다고 생각되는 점을 말하며, 메타센터(M: 경심)는 떠 있는 선체용적의 기하학적 중심으로 물의 부력이 상방향으로 작용하는 점을 일컫는다.

또한 세월호의 무리한 구조변경으로 복원력을 잃은 것도 침몰 원인으로 지적된다.

선박 운항장비 제조업체인 KCC전자 박수한 대표이사는 “건조된 지 20년이 된 세월호를 지난 2012년 국내에 들여온 뒤 경영 효율성을 위해 무리한 구조변경을 한 것이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수직 증축으로 인해 배 균형을 잡아주는 흘수선이 높아지고 복원력이 취약해졌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세월호는 구조변경을 거친 후 239톤이 늘어난 6825톤, 정원은 15%가량 늘어 921명이 됐다.

박 대표는 “국내 해운선사들이 일본에서 선령 20년이 지난 노후 선박을 들여와 구조변경을 한 것이 문제”라며 “이를 승인하는 관리감독 기관도 문제가 적지 않다”고 주장했다.

임긍수 목포해양대 해양운송시스템학부 교수는 세월호의 사고 원인으로 외방경사가 유력하다고 주장했다. 기존 원인으로 알려진 암초, 내부폭발설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입장이다.

임 교수는 “배의 회두 방향이 원의 외측으로 넘어오면 외방경사라고 하는데, 외방경사가 일어나면 선체가 각도를 가지고 회두하는 반대방향으로 기울어진다”며 “원심력이 작용해 트레일러 상 컨테이너, 탑차가 넘어지면 화물이 쏟아지면서 경사각을 더 줄 수 있다. 그렇게되면 배의 중심이 급격하게 무너진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배가 넘어지면서 주갑판이 물에 잠기면서 급격하게 침수가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임 교수는 “화물 적재 불량일 때 밸러스트를 뽑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화물을 많이 실었을 때 기름 소모를 줄이기 위해 밸러스트를 뽑는다는 것.

임 교수는 “선장이 수심이 얕은 지역에 지나가기 위해 고의를 물을 뺀 것인지에 대해서는 확인하지 않아 확답을 못드린다”며 “하지만 배에 화물을 많이 실으면, 밸러스트를 뽑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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