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해진해운 소속 여객선이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가운데 블룸버그통신이 16일(현지시간) 사고 여객선에 탑승했던 안산 단원고등학교의 한 여학생의 안타까운 소식을 홈페이지 톱 뉴스로 보도했다.
단원고 2학년에 재학생인 박지윤 양은 제주도 수학여행을 가고 싶어하지 않았다. 배를 타고 제주도에 가는 것이 맘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맞벌이였던 부모님 대신 어렸을 때부터 할머니 손에서 자란 박 양은 여객선이 인천을 출발한 지 12시간 만에 할머니에게 떨리는 목소리로 전화했다.
박 양은 “할머니 나 죽을 것 같아. 지금 배가 가라앉고 있고 레일을 붙잡고 있어”라고 말했고 이내 전화가 끊어졌다. 사고 당일인 16일 오전 10시9분께 아무런 의미가 없는 글자 하나가 담긴 문자 메시지가 박 양이 보낸 마지막 연락이었다. 사고 이후 단원고등학교에서는 구조자 명단이 발표됐으나 명단에 박양의 이름은 없었다. 박양 할머니 김옥영(74) 씨는 “수학여행 이틀 전 지윤이는 배로 여행하는 게 싫다며 수학여행을 가고 싶지 않아 했다”면서 “우리는 안가면 후회하게 될 거라고 말했지만 지금은 우리가 후회하고 있다. 지윤이를 보내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ㅏ
통신은 정부 측 발표를 인용해 세월호 탑승객 462명 중 현재 300명 가까이 실종된 상태라고 전했다.
앞서 단원고 2학년 학생 325명, 교사 15명 등 340명은 15일부터 18일까지 3박4일 일정으로 수학여행을 떠났으며 15일 오전 8시58분쯤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쪽 20㎞ 해상에서 침몰사고를 당했다.
현재까지 학생 77명, 교사 3명 등 80명이 구조됐지만 나머지는 생사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 특히 구조 인원 발표가 번복되면서 사고 여객선 탑승객 가족과 지인들은 청해진해운과 당국의 발표를 믿지 못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한 학생의 가족은 “우리 애 얼굴을 직접 볼 때까지 학교나 정부가 내놓는 성명과 구조명단을 믿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