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약한 지도력이 문제”
김용 세계은행(WB) 총재의 개혁 정책과 지도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김 총재가 전 세계 빈곤과 싸우겠다고 천명했지만 그의 지도력은 안팎의 비판을 받고 있다며 7일(현지시간) 지면 한 면에 걸쳐 소개했다.
FT는 WB가 일종의 구조조정 지옥으로 추락하고 있다면서 전·현직 직원 약 20명의 인터뷰를 토대로 보도했다. 김용 총재가 조직 개편과 전체 예산의 8% 감축을 동시에 진행해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또 김 총재가 정책 자문분야에서 라이벌인 맥킨지 등 외부 컨설팅 업체를 비싼 돈을 주고 기용해 내부 불만을 불러일으켰다고 FT는 지적했다.
그는 임원 48명의 일괄 사표를 받고 나서 이 가운데 최고위직 3명을 설명도 없이 내보냈으며 비용 삭감을 추진하면서 막상 자신은 전용기로 출장을 다니기도 했다.
김 총재는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98%는 일반 항공기를 이용했다고 해명했지만 이후 세계은행 발표 통계에 따른 정확한 수치는 91%였다고 FT는 지적했다.
FT는 또 현재 WB의 최우선 과제가 내부 구조조정인지가 의문이라고 전했다. WB가 최근 개발도상국 지원을 두고 중국 등 대형 회원국들과 경쟁하는 처지가 됐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학자 출신인 김 총재의 출신 배경 탓인지 재무장관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지 않는 그의 성향이 WB의 영향력을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시드니에서 열린 주요 20국(G20) 정상회담에 불참한 것을 두고도 직원들은 그의 사명감에 의문을 품고 있다고 FT는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