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폰, M-페사 서비스 루마니아서 시행 예정
아프리카 모바일 결제시스템이 유럽에 상륙한다.
유럽 최대 이동통신업체 보다폰은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에서 널리 쓰이는 M-페사의 라이선스를 획득해 루마니아에서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3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M-페사는 아프리카 각국에서 송금과 계좌이체, 요금 결제 등 금융서비스에 널리 이용되고 있다. 아프리카는 은행 등 일반적인 금융기관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에 휴대폰만 있으면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M-페사가 보편적으로 쓰이고 있다. M-페사를 통한 금융서비스 활성화는 벤처기업 창업도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고 FT는 덧붙였다.
보다폰은 현재 현금을 주로 쓰는 700만 루마니아 주민이 새 서비스를 통해 모바일 뱅킹에 접근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마이클 요셉 보다폰 모바일머니 이사는 “이번 라이선스 획득으로 우리는 유럽 내 여러 지역에 M-페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우선은 중부와 동부 유럽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동유럽 이주인구가 많은 이탈리아도 차기 M-페사 시장으로서 잠재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에서 M-페사가 성공하면 예금과 대출, 보험 등도 모바일 기기를 통해 이뤄지는 다른 서비스로 영역이 넓혀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M-페사는 지난 2007년 보다폰의 자회사인 사파리컴에 의해 케냐에서 처음 도입돼 현재 케냐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자금이 이 시스템을 통해 움직이고 있다. 현재 이 서비스는 탄자니아와 이집트 모잠비크 등 다른 아프리카 국가로 퍼졌다.
최근 M-페사는 인도에도 도입됐다. 현재 인도의 M-페사 이용객은 100만명이 넘었으며 인도중앙은행(RBI)이 모바일 뱅킹 플랫폼 규제를 완화하면 더 큰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된다.
M-페사 루마니아 출시는 비트코인 등 가상통화 신뢰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뤄진다. 그러나 M-페사는 휴대폰 계좌를 통해 실제 통화가 거래되는 것이기 때문에 가상통화 문제에서 비켜나 있다고 FT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