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군부 재집권하나?…엘시시 국방장관 대선 출마 선언

입력 2014-03-27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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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땅한 경쟁자 없어 사실상 당선 확정이라는 평가

이집트 최고 실제이자 국방장관인 압델 파타 엘시시(60)가 26일(현지시간) TV 연설을 통해 국방장관 자리에서 물러나고 올해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현재 그를 대적할 만한 마땅한 경쟁자가 없어 무하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이 군부에 의해 축출된 지 9개월 만에 군부가 다시 집권할 것으로 보인다.

이집트의 차기 대선은 올해 6월 이전에 치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알하흐람 등 이집트 현지언론에 따르면 엘시시는 이날 국영TV로 생중계된 대국민 연설을 통해 올해 치러질 대선을 앞두고 국방장관직을 사임한다고 발표했다.

대선에 출마 후보는 공직에 있어서는 안된다는 이집트 선거법에 따라 장관직에서 물러나기로 한 것이다.

지난해 7월 무르시 전 대통령의 이슬람주의 정권 축출을 주도한 엘시시의 출마는 이미 예견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오는 6월 전에 치러질 대선에서 대통령으로 당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일부 대선후보들이 군부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며 출마를 포기한 데다 엘시시가 대중으로부터 숭배에 가까운 인기를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집트는 지난 2011년 시민혁명을 통해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을 퇴진시킨 이후 끊임없는 정정불안에 시달렸다.

이런 상황에서 엘시시는 국정을 다시 안정시킬 강력한 지도자이자 ‘구원자’로 여겨진다.

지난주 이집트 현지 언론을 통해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는 전체 응답자 2062명 가운데 51%가 엘시시를 지지했고 나머지 45%는 지지 후보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사바히는 1%의 표를 얻는 데 그쳤다.

엘시시가 차기 대통령이 되면 이집트는 1954년 공화국 체제 출범 이후 6번째 군 출신 대통령을 배출하게 된다. 군부가 핵심 권력을 거머쥔 지난 60년간의 정치구도로 복귀하는 것이다.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영국 런던에 머무는 무슬림형제단 지도자 이브라힘 무니르는 AFP 통신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엘시시의 그림자 아래서는 이집트의 안정과 안보는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엘시시의 정책 운용 능력도 검증되지 않은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실제로 엘시시는 무르시 축출 이후 사실상의 국가 원수가 됐음에도 구체적인 정책 비전 등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카이로대의 하산 나파 정치학 교수는 “(엘시시에게) 화해를 위한 진정한 계획이없다면 그는 분명히 실패할 것”이라며 “그럴 능력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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