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무중에 빠진 ‘갤럭시S5’ 출시일… 이틀 동안 논란 재구성

입력 2014-03-26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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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아침에 출시 계획 뒤바뀌고, 본사ㆍ대리점 말도 번복

“아닙니다.” 26일 오전 삼성전자 서초사옥 로비. 모여있던 기자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갤럭시S5를 조기 출시하냐고 묻는 질문에 삼성의 스마트폰을 총괄하는 신종균 IM부문장(사장) 겸 삼성전자 대표가 단호하게 부정했기 때문이다. 전날까지만 해도 27일 출시가 확정적인 분위기였다. 상황은 하루 아침에 돌변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25일로 돌아가 보자. 통신 업계발로 갤럭시S5가 27일 이통3사를 통해 출시된다는 기사가 쏟아졌다. 명목상으로는 이통3사 동시 출시지만, 사실상 SK텔레콤을 통한 단독 출시다. KT와 LG유플러스는 현재 영업정지 기간이어서 파손·분실, 2년 이상 사용자의 기기변경 등의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갤럭시S5를 판매할 수 없다.

이에 대한 삼성전자의 공식 입장은 “출시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였다. 하지만 삼성디지털플라자 강남본점은 얘기가 달랐다. 삼성디지털플라자 관계자는 갤럭시S5 예약에 대해 “직접 방문해서 서류접수를 하면 예약 접수할 수 있으며 27일부터 제품을 받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삼성전자가 공식적으로 27일 출시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판매점에서는 이미 영업에 돌입한 것이다.

갤럭시S5가 글로벌 출시일(4월 11일)보다 보름이나 먼저 국내 출시에 돌입한 것은 이동통신 업계 1위 SK텔레콤이 강력히 요구했기 때문으로 업계는 해석했다. 4월 11일 출시될 경우 4월 5일부터 5월 19일까지 45일간 영업이 정지되는 SK텔레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KT와 LG유플러스의 반발은 불 보듯 뻔한 일. 이날 오후부터 밤늦게까지 삼성전자와 이통사 간의 줄다리기는 시작됐다.

그리고 날이 밝았다. 수요일은 삼성 사장단 회의가 있는 날. 각 계열사 CEO들이 서초사옥 로비로 들어서기 시작했다. 어김없이 기자들은 로비에 진을 쳤고 신종균 사장은 타깃이 됐다. 조기출시를 신 사장의 입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었던 몇몇 기자들은 ‘아니다’라는 말에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신 사장은 두 차례 더 서초사옥 로비에서 기자들을 만났다. 나눈 대화는 이렇다.

오전 11시52분. "(갤럭시S5 27일 출시와 관련) 아는 내용 없는데, 확인해봐야겠어요.”, “그럼 SKT랑 사전에 얘기 나누시지는 않았어요?”, “안 했어요.”, “이통3사랑 갤럭시S5 출시 관련해서 얘기 안 나누셨어요?”, “얘기 나눈 적 없어요. 확인해보고 얘기해 줄게요”, “언제쯤요? 얼마나 기다리면 돼요?”, “2시간쯤.”

오후 3시. 2시간 넘게 회의를 한 신종균 사장이 다시 로비에 나타났다. “갤럭시S5 조기 출시에 대해서 얘기해주세요.”, “잘 모르겠는데, 알아보고 얘기해줄게요.”, “두 시간 후에 답변해주시다고 하셨잖아요. 속 시원하게 말씀해주세요.”, “알아보고 얘기해줄게요.”

한 마디로 묵비권이다. 그만큼 삼성전자의 입장도 곤란해 보였다. 삼성전자가 공식적으로 27일 출시를 밝힌 적은 없지만 사실상 출시 일정이 하루 아침에 바뀐 것이나 마찬가지다.

실제 이날 송파구의 한 SK텔레콤 대리점 직원은 “사실 오늘(26일) 제품을 내놓는다고 포스터까지 받아놨는데, 본사에서 포스터를 부착하지 말라는 공지를 내렸다”고 속 사정을 털어놨다. 이어 “초도물량이 얼마 없으니까 빨리 예약할 수록 좋다”는 말도 덧붙였다.

27일 제품 입고를 자신했던 삼성디지털플라자 강남본점도 얘기가 달라졌다. 삼성디지털플라자 관계자는 “갤럭시S5 예약은 되는데 제품 입고된 게 없고, 이달 말이나 4월 중순 이후에 받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이통사간 협의가 어떻게 마무리될 지 오리무중이란 얘기다. 이 때문에 가능성을 반반 열어두고 이달 말(SK텔레콤 선출시)과 내달 중순(글로벌 출시 전후)으로 나눠서 얘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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