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의 자동차 테마파크인 ‘아우토슈타트’는 회사의 미래와 철학을 곳곳에 배치하고 있다. 그 숨은 의미와 철학을 알고 나면 테마파크 그 이상, 폭스바겐이라는 브랜드의 미래까지 엿볼 수 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이체(ICE, 고속전철)로 한 시간 남짓 거리에 있는 볼프스부르크에 위치한 ‘아우토슈타트’를 찾았다. 아우토슈타트의 건물 대부분은 투명한 유리로 이뤄져 있다. 투명성과 친환경을 담아내겠다는 폭스바겐의 의도가 담겨 있다. 아우토슈타트 메인 건물 역시 유리로 이뤄져 있다. 6개의 유리벽이 90도까지 열리며 계절마다 햇빛과 외부공기를 통과시켜 실내 온도를 조절한다.
메인 건물 로비에 들어서자 지름 12m에 이르는 대형 지구본 조형물이 천장에 매달려 있었다. 이 조형물은 독일 출신의 예술가 잉고군타가 만든 지구본으로 폭스바겐의 글로벌화를 상징하고 있다. 대형 지구본 아래 바닥에는 작은 지구본 79개가 진열돼 있는데, 각각의 지구본은 차와 관련된 의미 있는 수치를 담고 있다.
전시관으로 올라가면 폭스바겐의 자동차 제작 과정을 고스란히 체험할 수 있다. 골프 7세대를 실제 디자인해 제작까지 이뤄지는 과정을 축소하거나 실제비율로 그대로 전시한 작품을 곳곳에 즐비해 있다. 또 자동차 핸들 디자인 과정과 실제 디자이너들이 하는 업무 등을 다양하게 설명하며 폭스바겐 디자인에 얽힌 철학을 읽을 수 있다.
폭스바겐 관계자는 “폭스바겐 디자이너들은 스케치 통과를 위해 한 해에 5000장에서 많게는 1만2000장에 이르는 자동차 스케치를 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폭스바겐 근무자 7만명 가운데 1만명의 연구개발(R&D) 인력이 좋은 차를 만들기 위해 땀흘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우토슈타트 내에는 폭스바겐 브랜드를 포함, 폭스바겐그룹의 산하 브랜드별 파빌리온이 각각 마련돼 있다. 폭스바겐그룹은 폭스바겐 승용차를 비롯해, 아우디, 벤틀리, 부가티, 람보르기니, 스코다, 세아트, 포르쉐 등 12개 자동차와 모터사이클 브랜드를 거느리고 있다. 각 파빌리온에는 현재 생산중인 차들이 전시되며 테마에 맞춘 이벤트가 진행되기도 한다.
폭스바겐 자이트 하우스는 ‘시간의 방’이라는 이름의 뜻처럼, 폭스바겐의 탄생부터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자동차 박물관이다. 과거 폭스바겐 모델뿐 아니라 18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자동차의 역사 및 문화와 함께 벤츠, BMW, 롤스로이스 등 경쟁 브랜드의 초기 모델들까지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
폭스바겐은 가족단위를 찾는 관광객을 위해 어린이 자동차 체험 공간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25가지 종류의 무동력 자동차와 기념품을 만드는 곳, 어린이 운전연습 공간 등이 마련돼 있는데, 이 가운데 어린이 운전면허 실습 교육은 인기 코스다. 폭스바겐은 5~11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폭스바겐 비틀을 본떠 만든 소형차로 운전면허 실습 교육을 하고 있다. 통과되면 어린이용 운전면허증을 선물로 준다.
볼프스부르크(독일)=권태성 기자 ts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