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체제 구축 위한 기구 설립ㆍ운영 방안에 합의
유럽 은행연합(Banking Union) 출범이 더욱 속도를 내게 됐다.
유럽의회와 유럽연합(EU) 28개 회원국 대표들은 단일은행 정리체제 구축을 위한 기구 설립과 그 운영 방안에 합의했다고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EU는 금융위기 재발을 방지하고 금융 시스템을 개혁하고자 은행연합을 추진해왔다.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은 “이번 합의로 금융시장에 대한 신뢰가 크게 증진되고 경기회복을 위한 금융산업의 기능도 회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에 합의한 단일은행 정리체제는 은행연합의 핵심과제로 부실은행을 체계적이며 통합적으로 관리해 납세자의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
앞서 EU 재무장관들이 지난해 12월 단일은행 정리체제 방안을 마련했다. 방안에 따르면 새로 출범할 기구 운영 권한은 EU집행위원회(EC)와 EU 회원국들이 공동으로 보유하며 550억 유로(약 82조원) 규모의 정리기금을 앞으로 10년간 회원국 정부가 출연해 마련하게 된다.
EU 회원국들과 유럽의회는 오는 5월 유럽의회 선거 이전까지 최종 합의에 도달하고자 마라톤 협상을 벌여왔다.
유럽의회는 EU 재무장관들의 방안에 대해 의사결정과정이 너무 복잡하며 개별국가에 많은 권한을 부여해 유럽중앙은행(ECB)의 개입이 힘들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EU 회원국 대표들과 유럽의회 의원들은 전날 저녁부터 이날 새벽까지 계속된 협상을 통해 주요 이견을 해소해 마침내 합의에 이르렀다고 FT는 전했다.
최종 합의안에는 당초 10년에 걸쳐 마련하기로 됐던 정리기금을 8년으로 줄이기로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아울러 첫 3년에 기금의 70%를 조성하기로 했다.
이번 최종안은 EU 28개 회원국의 승인을 거쳐 현 유럽의회 마지막 회기인 4월 본회의에서 최종 통과될 예정이다.
단일은행 정리체제는 은행연합의 두 번째 단계다. 1단계는 단일은행감독기구(Single Supervisory Mechanism, SSM) 설립이 골자고, 2단계는 부실은행 통합 처리가 핵심이다. 이어 단일예금보장 체제를 마련하는 3단계가 시행된다.
이미 EU 각국이 1단계에 합의했고 2단계인 단일은행 정리체제도 사실상 형식적인 절차만 남은 셈이어서 마지막 단계만 거치면 유럽 은행연합이 탄생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