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복리후생팀 15명 중 절반 공백…시작부터 삐걱대는 평가단
공공기관 경영평가단 평가위원 9명이 돌연 사퇴하는 일이 일어나 파문이 일고 있다.
12일 공공기관 경영평가단과 소관부처인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올해 공공기관 경영평가단의 노사복리후생팀장을 맡은 박모 교수와 팀원 8명이 최근 사의를 표명했다. 노사복리후생팀 정원 15명 중 절반 이상이 빠진 것이다.
사임 의사가 전달되는 과정도 다소 매끄럽지 못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들이 집단으로 사임의사를 밝힌 것은 지난 8일 경영평가단 워크숍에서 평가위원들을 팀별로 소개할 때였다. 먼저 노사복리후생팀장에 내정됐던 박 교수가 사퇴 의사를 밝혔고 변호사·노무사·교수 등 전문가로 이뤄진 팀원 8명도 함께 사의를 밝힌 뒤 회의장을 나갔다.
박 교수와 팀원들은 팀 명칭 변경 문제로 정부측과 의견이 대립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경영평가단의 노사관리팀 명칭이 노사복리후생팀으로 변경된 부분이다. 공공기관 개혁 분위기 속에 평가대상이 기존의 노사문제에서 갑자기 방만경영으로 옮겨가면서 박 교수를 비롯한 평가위원들의 소신과 엇갈렸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워크숍에 참가했던 한 위원은 “수 년간 노사관계를 평가해 온 지표가 있는데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에 맞춘 평가지표를 들이밀면서 점수를 매기라고 하면 문제가 있지 않겠냐”며 “단순히 이름만 바뀐 것이 아니라는 위원들의 문제제기가 이어졌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경영평가단이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는 우려의 시선도 나온다.
한편 정부에서는 이번 줄사퇴를 둘러싼 추측이 확산되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기재부 관계자는 “팀 평가위원들 역시 일신상의 이유로 사퇴하는 사례가 있었다”며 “경영평가단의 독립성은 엄격하게 보장되며 공정성 침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