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케이션팀 김선범 부장 “진실 왜곡 정당하지 않다”
삼성전자 내부에서 영화 ‘또 하나의 약속’에 대한 반응이 처음으로 나왔다.
삼성전자 DS부문 커뮤니케이션팀 김선범 부장은 23일 자사의 공식 블로그 ‘삼성투모로우’를 통해 ‘영화가 만들어 낸 오해가 안타깝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달 초 개봉한 또 하나의 약속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에서 일하다 급성 백혈병으로 사망한 고(故) 황유미씨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김 부장은 “이제까지 늘 아빠 회사가 자랑스럽다던 딸아이가 영화를 본 후 사실을 숨기려 나쁜 일을 서슴지 않는 회사의 모습에 화가 났다고 했다”며 글을 시작했다.
그는 “20년 동안 자랑스럽게 일해온 회사가 영화에서는 진실을 숨기기 위해 돈으로 유가족을 회유하고 심지어 증인을 바꿔 치기해 재판의 결과를 조작하려 하는 나쁜 집단으로 묘사된다”며 “그저 영화니까 그러려니 하고 넘기기엔 오해가 너무나 큰 것 같다”고 말했다.
더불어 김 부장은 영화 속 이야기에 대해 하나씩 설명할 수 없지만 자신이 근무하는 일터의 안전에 대해 조금도 의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영화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는 회사의 판단이 옳다고 생각하고, 주변 사람들이 진실을 물어올 때 공연한 논쟁으로 시비를 일으킬까 걱정돼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 침묵이 이제 딸아이까지 아빠의 일터를 불신하고 있다며 유감을 나타냈다.
김 부장은 “영화는 영화에 머물러야 할 것”이라며 “예술의 포장을 덧씌워 일방적으로 상대를 매도하고 진실을 왜곡하는 일은 정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외압설까지 유포하며 관객을 동원하고 1980년대에나 있었던 단체관람이 줄을 잇는 것을 보면서 이 영화가 투쟁 수단으로 변질된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갖게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