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차ㆍ부장은 자동 진급’ 이젠 옛말… 일반직원 승진인사도 ‘긴장’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 근무하는 김모 과장은 지난해를 생각하면 아직도 마음이 쓰리다. 동기들이 차장으로 승진하는 모습을 지켜만 봤기 때문이다. ‘올해는 설마’ 하는 마음이지만 설마가 사람 잡을 수도 있는 일. 2월 한 달은 그에게 긴장의 연속이다. 김 과장은 “차장, 부장은 시간만 지나면 자연스레 진급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주변 사람들도 많다”며 “그럴수록 더 조급해진다”고 말했다.

삼성은 지난해 말 사장단 및 임원인사에 이어 일반 직원들의 승진인사를 위해 현재 각 계열사 및 사업부별로 ‘2014년 차ㆍ부장 승격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심사 결과에 따라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생명 등 계열사 대부분은 3월 1일자로 승진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삼성그룹 일반 직원들의 직급 체제는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이다. 계열사별로 다르지만 삼성전자는 사원으로 4년 근무하면 대리로 승진할 수 있는 기본 연한이 된다. 대리 4년이면 과장으로, 과장 5년이면 차장으로, 차장 5년이면 부장으로 각각 승진할 대상자에 이름을 올린다. 이른바 ‘4-4-5-5 시스템’이다. 금융 계열사들은 부장이 되기 위해서는 차장 6년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전자 계열사보다는 1년 늦게 부장 승진이 이뤄진다. 삼성물산의 경우도 4-4-5-6 시스템이 기본이다.

문제는 기본적인 근무 기간을 채웠다고 하더라도 승진이 보장되는 게 아니라는 점. 기본 연한이 된 직원들은 근무평가 점수 등을 토대로 일부만 승진할 수 있다. 연한이 된 직원 중 실제 승진자의 비율은 공개되지 않지만 대략 절반 가량만 승진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승진 연한이 된 직원들은 28일 사내게시판에 오를 인사명령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직장생활의 기쁨 가운데 승진은 월급봉투와 함께 으뜸으로 여겨진다. 그 만큼 승진자 리스트에 오르면 안도감과 함께 사기가 오르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좌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지난해 승진 연한이 됐지만 좌절을 맛본 직원들은 이번에 재기를 기대하고 있다. 또 승진을 위한 기본 연한이 1년가량 부족한 직원 중에서 발탁되는 경우도 있어 발탁 인사 폭에도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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