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기업 2013년 성적표] 성장 체력 바닥났나… 고개숙인 기업들

입력 2014-02-1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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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상위 30개 기업 10곳 중 7곳 지난해 성장률 ‘마이너스’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지난해 참담한 경영 성적표를 받았다. 이는 국내 산업 전반에 걸친 경쟁력 약화 우려가 현실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투데이가 지난해 경영실적을 발표(7일 기준)한 60개 대기업을 분석한 결과 매출 상위 30개 기업의 67%가 전년보다 영업이익이 하락했다. 대기업 10곳 중 7곳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이다.

성장률 지표 범위를 60개 기업으로 넓힐 경우 정보통신, 유통 등 일부 업종의 선전이 눈에 띄었지만, 여전히 절반이 넘는 기업(56%)의 수익성이 악화했다.

특히 영업이익 30조원 시대를 연 삼성전자를 제외한 대다수의 기업이 부진을 면치 못했고, 업종별로도 전기·전자를 제외한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항공, 해운, 물류, 유통 등 전 부문에서 하락했다. 일각에서는 본격적인 저성장이 시작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전기·전자 업종의 경우 삼성전자가 지난해 36조785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전년보다 26.6% 성장했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 LG이노텍의 영업이익이 상승한 반면 삼성전기, 삼성SDI는 감소했다. 특히 흑자전환한 SK하이닉스의 경우 사상 처음 영업이익 3조원을 넘어섰다.

기업들의 실적 하락은 글로벌 경기 불황과 원화 강세, 내수 침체 등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엔저 현상은 수출 주력인 자동차·철강 업체들에 직격탄을 날렸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각각 8조3155억원, 3조1771억원으로 전년 대비 1.5%, 9.8% 줄었다. 포스코의 경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18%(2조9961억원) 감소했다.

정유·석유화학 업종은 선두 업체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SK이노베이션의 영업이익은 1조3817억원으로 18.7% 줄었고, LG화학도 1조7430억원으로 8.8% 감소했다.

지난해 항공·해운 시장을 둘러싼 혹독한 시련도 기업 실적에 그대로 반영됐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176억원, 11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모두 적자전환했다. 한진해운도 지난해 242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3년째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정보통신 업종은 KT를 뺀 SK텔레콤, LG유플러스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상승했다. SK텔레콤, LG유플러스는 각각 2조111억원, 5421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16.2%, 327.7%씩 성장했다. KT의 경우 8740억원으로 국내 이통3사 중 유일하게 전년 대비 27.7% 감소했다.

유통업계도 내수시장 침체의 영향으로 힘든 한해를 보냈다. 이마트, 현대홈쇼핑, CJ제일제당, 롯데제과 등 유통가 대표 업체들의 수익성이 전년보다 줄었다.

한편, 건자재 업체들은 건설경기 장기 침체로 새로운 활로를 꾸준히 개척한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KCC, LG하우시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각각 2316억원, 1145억원으로 전년보다 16.4%, 102.3% 성장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있지만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어려움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기업들의 경영 실적이 글로벌 경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들의 경제 동향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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