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를 앞두고 2대주주 쉰들러 홀딩AG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현대엘리베이터가 쉰들러 컨퍼런스 내용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쉰들러의 알프레드 쉰들러 회장이 7일 전 세계 언론 매체와 애널리스트 대상으로 진행한 텔레콘퍼런스 내용에 대해 “의욕적으로 시도한 인수ㆍ합병(M&A)이 의도대로 진행되지 않고 손실이 발생하자 그 책임을 회피하고자 자신들의 이사회가 열리기 전에 벌인 변명, 궤변과 거짓으로 점철된 쇼”라고 9일 주장했다.
쉰들러는 현대엘리베이터 승강기 사업 인수를 목적으로 2006년과 2010년 35%의 지분을 매입하면서 현대그룹 순환출자 구조와 주식파생계약을 자세히 알고 있었다는 것. 특히 해운업 호황으로 현대상선으로부터 지분법 이익이 발생하고 파생계약 평가 이익이 발생할 때는 침묵하다가 해운경기 악화에 따라 손실이 발생하자 이를 문제 삼으며 현대 측 경영진에 책임을 전가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양사 간 맺은 의향서(LOI)는 말 그대로 의향서일 뿐, 2005년 이미 양자 합의 하에 해지됐다고 덧붙였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쉰들러 회장이 콘퍼런스에서 제시한 현대엘리베이터 투자 지분 처리 방안에 대해서도 숨겨진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쉰들러 회장은 이날 △지분을 모두 매각하고 한국을 떠나는 방법 △지금까지의 손실을 100% 손실 처리한 뒤 5년가량 기다리는 것 △채권은행 또는 금융감독원의 구조조정 명령을 기다리는 것 등 세가지 시나리오를 언급했다.
이에 대해 현대엘리베이터 측은 “결국 쉰들러 측은 세 번째 안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현대엘리베이터의 재무 건전성이 나빠져 채권단이나 금융당국이 구조조정 절차에 들어가면 인수할 의향이 있다고 언급하며 M&A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속내를 비친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대엘리베이터는 “쉰들러가 지분전량매각 협박, 한국시장철수 등을 운운하며 주가하락을 주도해왔으면서도 ‘소액 주주의 수호자’를 자처하는 것은 ‘악어의 눈물‘과 같다”며 “주주의 유상증자 참여여부는 자체판단을 존중해야 하지만 2대주주가 ’유상증자 불참 기자간담회‘를 열면서까지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부정적인 내용을 확대, 재생산해 주가하락을 주도하는 것은 비판받아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엘리베이터 측은 끝으로 “글로벌 해운경기의 장기 불황이라는 외부적 요인에 따라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자구계획과 경영혁신활동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글로벌 초우량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모든 구성원이 뼈를 깎는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며 “쉰들러의 부당한 시도를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