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저격수’로 통하는 공화당의 폴 라이언 하원 예산위원장의 강력한 반발로 인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주도해온 정책인 이민개혁법안의 연내 통과가 어려울 전망이다.
공화당이 여론에 밀려 최근 이민개혁법안 처리를 위한 로드맵을 내놓기는 했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나 홀로 국정 운영’에 대한 반감 때문에 올해 안에 공화당이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는 하원을 통과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다.
2012년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오바마 대통령과 맞섰던 라이원 위원장은 2일(현지시간) ABC방송의 ‘디스위크’에 출연해 “이민 개혁안 가운데 국경 경비를 강화하는 법안은 통과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달 말 새해 국정연설에서 의회에 이민법 개정안 처리를 촉구하고 이를 위해 행정명령 등 독자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한 것에 대한 정면 반박으로 풀이된다.
오바마 행정부와 민주당은 1100만 명에 달하는 불법 체류자에게 시민권을 취득할 길을 터줘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공화당은 먼저 추가 불법 입국을 막을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맞서는 상황이다.
또 백악관은 모든 이민 관련 현안을 포괄한 통합 이민법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공화당은 각 사안에 따라 서너 건의 법안을 개별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라이언 위원장은 “모든 공화당 의원이 동의하는 부분이 있다”면서 “바로 대통령을 믿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오바마 대통령은 끊임없이 무법 상태로 대통령직을 수행하려 한다”라면서 “행정명령의 숫자가 문제가 아니라 범위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백악관은 어떤 이민 관련 법안이든 불법 체류자가 합법적인 시민이 될 수 있게 하는 방안이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데니스 맥도너 백악관 비서실장은 이날 여러 방송에 나와 “미국에서 영구적인 계층 분리나 서로 다른 계층의 고착화는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