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회장은 이날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신임 회장으로 선임됐다. 황 회장은 사내방송을 통해 밝힌 취임사에서 “현장으로 조직과 인사, 재원이 모이는 현장 중심 경영을 펼치고 숨은 인재를 찾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합리적 인사를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이어 “지원부서를 축소해 임원수를 대폭 줄이고 각 부서장에게는 과감하게 권한을 위임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조만간 조직내 강도 높은 인적쇄신 안을 담은 조직개편이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경영전략과 함께 이석채 전 회장 시절 영입한 ‘낙하산’ 임원에 대한 정리에 대한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직개편은 각 부문과 실을 통폐합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무 효율성을 위해 대외협력실, CR 본부와 같은 유사업무는 통합 1순위로 꼽힌다. 부문장, 실장, 본부장 자리 중 상당수가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임원(상무 이상) 130여명은 전원 이달 31일자로 계약이 만료된다.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이석채 전 회장 시절 영입된 김일영 사장, 김홍진 사장 등 이른바 ‘올레 KT’를 상징했던 외부 인사들은 상당수 사퇴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 자리는 기존 KT 인물들이 대신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황 회장은 이날 열린 주주총회에서 1등 KT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황 회장은 “KT인의 자부심과 열정이 다시 끓어오를 수 있도록 가진 모든 것을 바치겠다”며 “임직원 간 격 없는 소통으로 지원부서와 현장이 하나의 조직처럼 움직이고 현장과 실무부서에 권한을 위임해 신바람 나는 일터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또 현재보다 미래가 더 기대되는 기업,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창조경제를 견인하는 국민기업으로의 도약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도전’, ‘융합’, ‘소통’을 3대 경영원칙으로 제시했다.
황 회장은 “지난 40여일간 주변의 많은 이야기를 듣고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KT의 상황이 생각보다 어렵다는 것을 절감했다”며 회장 후보자로 확정된 이후 그 동안의 마음 고생을 드러내기도 했다. 황 회장은 지난해 12월 회장 후보자로 최종 확정된 후 임직원들과의 면담에 나서는 동시에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회사 전반적인 경영상황을 파악했다.
한편, 황 회장은 미국 매사추세츠주립대 전기공학 박사로 대표적인 전문경영인이자 반도체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다. 최근에는 성균관대 석좌교수 및 지식경제부 R&D전략기획단 단장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