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경쟁 과열로 수익성 악화...삼성 적전 가능성·키움, 미래 부진·대우 흑전 성공
증시 한파에 증권사들의 3분기(FY 2013.10~12월) 실적이 꽁꽁 얼어붙었다. 미래에셋증권이 순이익이 20% 넘게 급감할 것으로 보이고 삼성증권은 성과급 지급으로 적자전환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15일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삼성, 미래에셋, 대우증권 등 6개 대형 증권사의 3분기 평균 순이익은 전분기대비 38.49% 늘어난 289억3900만원으로 추정된다. 순이익이 급감한 것처럼 보이지만 저(低)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여전히 부진한 성적이다.
국내 증시가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3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이 5조2000억원까지 밀려나 위탁매매 수수료가 급감했고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주가연계증권(ELS) 등 상품판매도 줄었기 때문이다. 회사간 과도한 수수료 경쟁과 저렴한 온라인 거래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 점도 부담을 더했다.
개별증권사별로 미래에셋증권의 순이익 감소폭이 가장 컸다. 순이익과 영업이익이 전분기대비 25.56%, 20.8% 줄어든 318억8000만원, 355억5100만원으로 집계됐다. 선제적 구조조정으로 기저효과가 발생한데다 투자심리 악화로 자산관리 부분이 고전했기 때문이다.
위탁매매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 역시 순이익은 전분기대비 3.07% 늘은 197억4300만원을 기록한 반면 영업이익은 4.95% 줄어든 264억7900만원에 그쳤다.
삼성증권의 경우 현재 추정치로는 266억6500만원을 기록하며 순이익이 전분기대비 27.26%늘어날 것으로 추정되나 최근 삼성그룹의 신경영 20주년 성과급 지급을 반영할 경우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유승창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증권은 성과급 지급 영향으로 지난 3분기 39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중국고섬 사태로 인해 전분기 적자를 기록했던 대우증권은 흑자전환이 기대된다. 우리투자증권도 저 기저효과에 힘입어 3분기 순이익이 전분기대비 110.65% 늘어난 269억68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증권사들의 보릿고개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일평균 거래대금 소폭 증가할 것이란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평균 수수료율이 하락하면서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 수익은 전년대비 0.7% 늘어나는데 그칠 것”이라며 “수동적(Passive) 투자 문화 확산으로 펀드와 랩 수요가 상장지수펀드(ETF)로 이동하면서 금융상품 판매는 2.3%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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