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 시인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어느 날 오후
부산으로 옮겨온 한국거래소 본사로 가기 위해 택시를 탔다
거래소 통합 상황을 대충 아는 나이 든 택시기사
“선물거래소 말이지예?”
“네, 그 쪽으로 갑시다”
가는 도중 힐끗힐끗 내 눈치를 살피더니 조심스럽게
“고민이 하나 있어 그런데예 뭐 하나 여쭤 봐도 되겠습니꺼?”
“예, 무엇이든지요”
“어린 손녀 선물(膳物)을 살려고 그러는데 뭘 사야 할지 몰라서예
며칠 동안 고민 중에 있심더
거기 거래하는 선물 중에 뭐 마땅한 거 없을까예?
좀 골라봐 주이소”
몇 년 동안 선물(先物)거래소 손님을 태워 주었다는 택시기사
궁금하긴 했어도 그 동안 참고 참았던 질문이었다
번쩍, 눈이 뜨이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