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 회장 새해화두 “다시 한번 바꿔라”

“사업구조·기술·시스템, 3개 혁신” 21년 만에 재현된 고강도 주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사업 전략부터 기업문화까지 모든 것을 바꾸라는 특명을 내렸다. 1993년 6월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며 신경영을 선언한 지 21년 만에 나온 고강도 혁신 선언이다.

이 회장은 2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신년하례식에서 “5년 전, 10년 전의 비즈니스 모델과 전략, 하드웨어적인 프로세스와 문화를 과감하게 버려라.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는 사고방식과 제도, 관행을 떨쳐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회장은 “신경영 20년간 글로벌 1등이 된 사업도 있고, 제자리 걸음인 사업도 있다”면서 “선두사업은 끊임없이 추격을 받고 있고 부진한 사업은 시간이 없다. 다시 한 번 바꿔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 회장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불확실성 속에서 변화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시장과 기술의 한계를 돌파해야 한다”면서 △산업의 흐름을 선도하는 ‘사업구조의 혁신’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는 ‘기술혁신’ △글로벌 경영체제를 완성하는 ‘시스템 혁신’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이 회장은 신사업 발굴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 회장은 “불황일수록 기회는 많다. 남보다 높은 곳에서 더 멀리 보고 새로운 기술과 시장을 만들어 내야 한다”며 “핵심 사업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경쟁력을 확보하고, 산업과 기술의 융합화·복합화에 눈을 돌려 새로운 신사업을 개척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더불어 “세계 각지의 거점들이 한 몸처럼 움직이는 유기적 시스템을 구축하고, 특히 연구개발센터는 24시간 멈추지 않는 ‘두뇌’로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회장은 또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과 가치 공유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그는 “협력회사는 우리의 소중한 동반자”라며 “모든 협력사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도록 기술개발과 생산성 향상을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제부터 제품과 서비스, 사업의 품격과 가치를 높여가자”고 당부하며 신년사를 마무리했다.

한편, 이날 신년하례식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겸 삼성에버랜드 사장,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 부문 사장,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 최지성 그룹 미래전략실 부회장,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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