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농] 제주 맥주 ‘제스피’ … 제주 맥주보리 고품질 원맥 생산

입력 2013-12-06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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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와 연구자가 함께 만드는 현장농업 이야기 20

국립식량과학원에서는 제주특별자치도와 함께 지난 2012년부터 제주맥주 개발 특화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주세법 완화 조치로 성장이 기대되는 국내 맥주시장의 변화에 발맞추기 위해서였다. 특히 아직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프리미엄 맥주시장을 선점할 제주도만의 특별한 ‘맥주 브랜드’ 개발에 초점이 맞춰졌다.

기존 맥주 제조업체와 차별화된 브랜드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고품질 맥주보리의 생산과 맥아제조 기술개발이 맥주 품질의 차별화에 가장 중요한 요소임을 인식했다. 국립식량과학원에서는 현장접목 연구사업을 통해 제주산 맥주보리를 생산하고 고품질 맥아제조기술을 보유하게 된다면, 향후 제주산 프리미엄 맥주의 생산과 마케팅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

▲제주 지역에 가장 잘 적응한 토종 보리를 육성하라

제주만의 프리미엄 맥주생산을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숙제는 고품질 원맥제조를 위한 경쟁력 있는 보리의 생산이었다.

2000년대 후반, 농촌진흥청에서는 맥주제조에 적합한 토종 보리를 생산하기 위해 연구사업을 추진한 결과 병해충에 강하고 맥주원맥 제조에 경쟁력이 있는 ‘백호’라고 명명된 신품종을 개발했다. 이 품종은 맥주보리 흰가루병 및 호위축병에 저항성을 가지고 있으며, 저단백이며 발아율, 효소력가가 높은 고품질 보리라는 점이 특성이다.

국립식량과학원에서는 본 연구사업을 통해 제주지역에서 생산되는 백호의 물량과 품질을 확보하기 위해 생산관리와 기술지원을 시작했다. 제주지역에서 보리생산 경력이 있는 농가를 대상으로 시범재배하기 시작한 백호는 ‘병충해에 강하고 제주지역에 가장 잘 적응한 토종 보리’라는 특성을 통해 맥주원료로서의 가능성을 확인 할 수 있었다.

기존 맥주원료로 사용되던 호품과 견줘 생산성은 10~15% 정도 높고, 품질 역시 뒤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아울러 맥주 원료 적합성(발아율, 단백질, 효소력 등) 검토에서도 타 품종에 비해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첫 번째 과제, 백호보리 품질 향상

고품질 원맥 생산의 핵심은 품질 좋은 맥주보리의 생산에서 출발한다. 국립식량과학원에서는 2012년부터 제주시 한림읍 일원의 농가들을 대상으로 현장접목 연구사업을 진행했다. 맥주제조용 보리인 ‘백호’와 ‘호품’을 시범생산하여 생산량과 품질 비교를 위한 기술지원 및 생산관리를 체계적으로 진행한 것이다.

본 연구사업에 참여한 김용직 농가(제주시 한림읍)는 “백호보리는 지난 몇 년간 생산해본 경험이 있다. 최근 연구사업을 통해 국립식량과학원으로부터 체계적인 기술지원을 받아 생산한 결과 생산량이 호품보다는 10~15% 많았다”며 “다른 보리에 비해 알이 굵고 크기와 색깔도 균일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좋은 맥주보리의 조건은 입자가 크고 균일할 것, 껍질이 얇을 것, 단백질 함량이 적당하고 전분 함량이 많을 것, 발아 효소력이 강할 것 등 4가지를 들 수 있다. 올해부터 제주맥주를 생산하기 시작한 제주개발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제주지역에서 생산된 백호보리는 생산량도 높고, 기존 맥주제조용 보리로 사용되던 품종들에 비해 품질이 뛰어난 편이라”며 “맥주제조용 보리로서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병충해에 약한 단점만 극복하라

제주지역 브랜드맥주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맥주원료를 제주지역에서 생산한다는 점이다. 외국의 많은 브랜드 맥주들이 원료를 수입해서 쓰고 있다는 것을 볼 때 제주맥주만의 색깔을 드러낼 수 있다는 좋은 요소이다.

특히 재배농가에서 부터 생산라인구축, 소비촉진을 위한 판매장까지 시스템을 일원화 한 점도 생산농가의 중요성이 높아진 부분이다. 좋은 품질의 보리생산이 제주 브랜드맥주 성공의 초석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할 때 생산농가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소득증대 방안은 반드시 필요하다. 현장접목 연구사업에 참여 중인 김용직 농가는 “백호보리 수매단가가 다른 품종의 보리보다 높다고는 하지만 연구사업이라 생산량이 적어 농가의 전체소득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농가들이 제주맥주 브랜드 개발에 일조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참여할 만한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말했다.

▲2013년 제주맥주 브랜드 ‘제스피(Jespi)’ 시장에 첫선

2013년 7월. 제주시 연동에는 특별한 하우스 맥주 매장이 오픈했다. 매장 이름은 맥주 브랜드와 동일한 ‘제스피(Jespi)’. 제주 맥주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첫 선을 보인 것으로, 제주맥주를 생산하여 프리미엄 시장에 진입하겠다는 농촌진흥청과 제주시의 계획이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난 것이다.

하우스 맥주 매장 ‘제스피’에서는 현재 생맥주 5종(병맥주 1종)이 판매되고 있으며, 제주를 찾은 관광객들이 주로 소비하고 있다. 2014년부터는 연간 생산량을 늘려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제주 맥주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제주개발공사 고원준 과장은 “그동안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고품질 원맥생산을 위해 노력해온 결과가 제스피(Jespi) 맥주로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며 “지속적인 선호도 조사로 더 좋은 제주만의 브랜드 맥주를 만들어 가기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현장접목 연구사업을 통해 생산한 제주 맥주보리(백호)는 서귀포시 남원읍에 위치한 맥주 가공공장에서 고품질 원맥으로 탈바꿈되고 있으며, 제주 토종 맥주 브랜드 ‘제스피(Jespi)’로 생산되어 제주를 찾은 많은 관광객과 제주도민에게 판매되고 있다.

▲농가 소득 증대와 국내 맥주 시장 선도

국내 보리로 만든 토종 프리미엄 맥주 생산은 맥주 애호가들의 바람이었다. 일본의 아사히, 산토리, 삿포로 등 지역 맥주가 글로벌 맥주 브랜드가 된 것을 보면서 부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연간 누적관광객 1천만명이 방문하는 제주에서 제주만의 맥주 브랜드를 개발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국내 프리미엄 맥주시장의 높은 성장성을 감안할 때 제스피의 미래는 밝다.

제스피(Jespi)는 2014년 생산량을 늘려 연간 85kl의 맥주를 생산할 계획에 있다. 제주개발공사는 “향후 제주도에 제스피(Jespi) 매장 수를 대폭 늘리고, 다양한 공간에서 제주 브랜드 맥주를 맛볼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스피의 성장은 향후 제주의 백호보리 생산농가의 소득증대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립식량과학원 관계자는 “본 연구사업을 통해 제주지역에서 백호보리 재배를 체계적으로 추진해본 결과 백호보리의 맥주적합성이 많이 향상되었다”며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맥주생산을 위한 좋은 품종의 맥주보리 생산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제주 맥주 제스피(Jespi)에 대해 관심 있으신 농가는 국립식량과학원 박종철 연구사(063-840-2243)에게 문의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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