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사상 첫 전문 경영인 각자대표 체제 전환

입력 2013-11-29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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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인철 대표 영업 부문 경력 전무… 문책성 인사에 무게

신세계 이마트가 사상 처음으로 전문경영인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한다. 그룹 전략실장인 김해성 사장이 이마트의 경영총괄을 겸임하고 단독 대표였던 허인철 사장은 영업을 총괄한다.

신세계그룹은 2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말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허 대표는 이번 인사로 권한이 대폭 축소됐다. 업계 일각에서는 지난 국정감사에서 보여준 허 사장의 불성실한 태도 때문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허 사장은 지난달 15일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감 증인으로 참석해 ‘변종 SSM(기업형 슈퍼마켓)’에 대한 불공정 행위에 대해 시종일관 “잘 모르는 일”이라고 대답해 비난을 받았다.

결국 예정에 없던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추가 증인으로 채택됐고, 지난 1일 국감장에 불려 나왔다. 이 자리에서 정 부회장은 “이마트 대표의 부적절한 행동으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면서 “직원 교육을 잘못시킨 내 책임”이라며 거듭 사과했다.

이에 대해, 신세계 관계자는 “국감 때 일이 문제가 됐다면 사임이 맞지 않겠느냐”면서 “대형마트 업계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하고 내년에도 내수 시장이 안 좋을 것으로 예상돼 영업부문을 강화한 것”이라고 일각의 해석을 부인했다.

그러나 지난 21년간 재무·관리부문에서 일해온 허 사장을 영업총괄 역할에 제한한 것은 사실상의 문책인사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1986년 삼성에 입사한 허 사장은 1992년 삼성물산 관리본부 경리과장을 거쳐 1999년 신세계 경영지원실 경리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2011년 그룹 경영전략실장에 오르기 전까지 줄곧 경영지원실에서 재경 및 관리업무를 담당해 왔다.

신세계 관계자는 “허 사장은 지난 1년 동안 이마트의 단독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충분한 경험을 쌓았다”면서 “(이마트의 각자대표 체제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박건현 신세계백화점 상근고문을 신세계건설의 골프장 부문 대표이사로 복귀시켜 신사업을 강화하려는 것과 똑같은 맥락”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신세계그룹은 이날 김성환 신세계푸드 대표이사 겸 신세계SVN 대표이사 사장을 비롯해 승진 32명(부사장급 3명 포함), 신규 영입 3명, 업무 위촉 변경 16명 등 총 53명에 대한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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