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가동 제로 전제
일본이 온실가스 배출량 목표를 하향 조정하면서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고 16일(현지시간) 일본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전날 지구온난화대책추진본부 회의를 열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오는 2020년까지 2005년 대비 3.8% 감소시킨다는 새 목표를 결정했다. 이는 민주당 정권이 2009년 내세운 1990년(교토의정서 체결연도) 대비 25% 감축 목표에서 크게 후퇴한 것이다. 1990년 대비로 환산하면 온실가스는 감축이 아니라 사실상 3.1% 증가하는 것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일본정부는 원자력발전소 가동 제로를 전제로 이번 목표치를 설정했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다음주 중 현재 폴란드에서 열리고 있는 제19차 기후변화당사국총회에 참석해 이런 결정을 설명할 예정이다. 그러나 교토의정서의 무대가 된 일본이 온실가스 배출을 사실상 늘리겠다고 밝힌 것에 국제사회가 발끈했다.
국제환경보호단체 기후행동 네트워크는 지구 온난화에 소극적인 국가에 주는 ‘화석상’의 특별상 수상자로 일본 정부를 선정했다.
에드워드 데비 영국 에너지ㆍ기후변화 장관은 홈페이지에 “일본의 결정은 매우 유감스럽다”며 “지금 이대로라면 일본의 배출 절감 의욕이 매우 엷어지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슈테펜 자이베르트 독일 정부 대변인도 “기후변화 문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일본이 이번 결정을 내린 것을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후변화당사국 총회에 참석 중인 세네갈 정부 대표단은 “지구 온난화 대책에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일본이 이런 결정을 내리다니 실망스럽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