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이 슈퍼 태풍 ‘하이옌’으로 큰 피해를 입은 필리핀에 ‘구호의 손길’을 잇따라 내밀고 있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현대·기아차, 아시아나항공, 홈플러스, 롯데칠성음료, 하이트진로 등 여러 기업들이 성금 전달에서부터 각종 구호물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피해 지역의 복구를 돕고 있다.
삼성은 필리핀 피해 복구를 위해 성금 100만 달러를 적십자와 월드비전을 통해 전달하고, 20명의 현지법인 직원들로 구성된 자원봉사팀을 파견한다. 자원봉사팀은 가전제품 긴급 수리, 무료 세탁 서비스 등을 실시하게 된다.
현대·기아차는 피해 복구와 재해민 구호를 위해 총 60만달러의 성금을 지원하며, 아시아나항공은 필리핀 재난지역 주민에 컵라면 3만개, 생수 2만개, 기내 담요 1000장 등의 구호물자를 전달한다.
유통 업계도 ‘특기’를 살려 필리핀 돕기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홈플러스는 14일부터 일주일간 매장에서 팔리는 필리핀산 과일 매출액의 2%를 기부한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는 전국 점포와 인터넷쇼핑몰에서 판매된 바나나, 파인애플, 망고 매출액의 1%를 내고, 돌·스미후루·델몬트·진원 등 글로벌 청과 납품사들이 나머지 1%를 매칭 방식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홈플러스는 이 기간 동안 해당 과일을 기존 보다 최대 3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하이트진로의 경우 계열사 하이트진로음료의 먹는샘물 ‘석수’와 ‘퓨리스’ 총 10만병(500㎖)을 국제 NGO단체 ‘굿피플’을 통해 전달한다. 컨테이너 2대 분량인 이 구호물품은 부산항을 통해 다음주 중 현지에 도착할 예정이다.
롯데칠성음료는 필리핀 적십자사에 성금 10만 달러를 보내 현지 구호기관에 전달했다. 롯데칠성음료의 자회사인 현지 음료 기업 PCPPI도 피해 복구 성금 10만 달러를 기부하고, 직원들이 피해 복구에 나섰다.
한편, 지난 8일(현지시간) 필리핀 중남부 지역을 강타한 하이옌으로 1만2000여명의 사망ㆍ실종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번 사태의 피해 규모를 2004년 인도양 쓰나미, 2010년 아이티 대지진과 같은 최고 수준인 ‘3급 재해’로 분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