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개 상품 중 절반 가까이 원금손실…6개월 평균수익률 0.75%에 그쳐
연말을 앞두고 절세(節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비과세 대표상품 재형저축펀드(이하, 재형펀드)가 출시 반년여 만에 미운오리로 전락하고 있다.
5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65개 재형펀드의 6개월 평균 수익률은 0.75%를 기록하고 있다. 가장 많은 유형인 채권혼합(1.02%)과 비교했을 때 반토막 수준이다.
개별펀드별로 살펴보면 차이가 확연하다. 65개 펀드 가운데 플러스(+) 수익을 거둔 상품은 35개뿐이다. 절반 가까이 원금을 까먹고 있는 것이다.
‘삼성재형아세안’이 6개월 만에 -8.28%로 밀려나며 가장 부진한 성적을 보이고 있고 ‘KB재형이머징국공채인컴’(-8.11%), ‘신한BNPP재형봉쥬르동남아시아’(-8.02%), ‘하나UBS재형글로벌이머징국공채’(-7.98%), ‘피델리티이머징마켓재형’(-6.35%), ‘우리PIMCO이머징재형’(-5.17%) 등도 고전하고 있다.
일부 펀드에서는 자금유출이 감지되고 있다. 절세 혜택보다 원금손실 피해가 더 클 것이라고 판단한 일부 투자자들이 환매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실제 ‘동양재형에이스플러스’에서는 6개월간 2600만원이 빠져나갔고 ‘KTB자산배분3-5-2재형’(2300만원), ‘교보악사재형밸런스’(2200만원), ‘교보악사재형장기우량’(2000만원) 등도 2000만원 이상 환매됐다.
전문가들은 재형저축펀드의 경우 7년을 끌고 가야 하는 장기상품이기 때문에 이미 출시된 모(母)펀드의 성적을 꼼꼼히 챙겨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자펀드에서 모집한 돈은 모펀드에서 운용되기 때문에 사실상 모펀드와 운용방식이 동일하다.
장기 수익률이 우수한 자산운용사를 고르는 것도 중요하고 운용의 일관성을 위해서는 회사의 재무 건전성과 조직 안정성도 꼭 확인해야 한다. 수익의 일정 비율을 운용보수로 내야 한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중도에 해지하면 세 혜택도 못 받고 환매수수료도 내야 한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이자소득 부분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받는 상품이기 때문에 마이너스 수익이 상당 기간 지속된다면 환매를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용어설명]재형저축펀드란
재형저축을 펀드상품으로 만든 것이다. 일반 펀드처럼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고 은행권의 재형적금과 마찬가지로 연간 1200만원 한도 내에서 이자·배당 소득세(세율 14%)가 면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