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시험대 될 것”
군부 쿠데타로 축출된 무함마드 무르시 전 이집트 대통령에 대한 재판이 4일(현지시간) 시작됐다고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무르시 대통령은 이날 재판이 열리는 카이로 외곽 경찰학교에 마련된 임시 법정에 도착했다.
이집트에서는 지난 2년간 두 명의 대통령이 축출돼 재판을 받는 신세가 됐다.
이번 재판은 이집트 민주주의의 시험대가 되는 것은 물론 사회불안을 다시 촉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이집트를 40년간 통치했던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은 지난 2011년 ‘아랍의 봄’와중에 쫓겨났다.
무바라크는 지난 8월 살인방조와 일부 부정부패 혐의에서 무혐의 판결을 받아 석방됐으나 여전히 공판이 진행 중에 있다.
무르시 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취임했다. 그러나 취임 1년 만에 반대 시위가 격렬하게 일어나면서 정국이 혼란한 가운데 군부는 지난 7월 전격적으로 무르시를 축출했다.
그는 이날 지난해 12월 대통령궁 앞에서 무르시 지지ㆍ반대파 시위가 발생했을 때 8명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살인과 폭력을 교사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다. 경찰학교는 무바라크도 재판을 받던 그 장소다.
무르시의 지지기반인 무슬림형제단은 군부의 압력에 맞서 시위를 벌일 것을 촉구했다.
국제사면위원회의 하시바 하지 사르라우이 중동ㆍ북아프리카 담당 부이사는 “이번 재판은 이집트 정부가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무르시가 공정하게 재판을 받을 수 있는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