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회계 2분기 193억엔 손실, 부활 전략 신중론...파나소닉 실적 목표 상향 등 낙관론
일본을 대표하는 전자업체인 소니와 파나소닉이 엇갈린 행보를 나타내고 있다.
소니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회계 2분기 순손실이 193억 엔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55억 엔 순손실보다 악화한 것이다.
2분기 실적 악화와 함께 회사는 실적 전망도 낮춰잡아 내년 3월에 마감하는 2013회계연도 순이익이 300억 엔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8월 500억 엔을 전망한 것에서 40%나 내려 잡은 것이며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505억 엔을 크게 밑도는 것이다.
1년 전까지만 해도 소니와 파나소닉은 크게 다를 것이 없었다. 양사 모두 엄청난 부진에 몸살을 앓았고 주력 사업이었던 TV와 스마트폰 부문에서 이렇다 할 만한 대표작 개발에도 실패했다.
그러나 회사 수장의 각기 다른 선택은 실적으로 여실히 드러났다. 소니는 순손실 전망을 확대했고 파나소닉은 순이익 전망을 확대한 것이다.
파나소닉이 부진을 딛고 부활에 성공한 배경에는 쓰가 가즈히로 최고경영자(CEO)의 과감한 ‘포기’ 전략이 있다는 평가다.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한 휴대폰 사업부를 과감히 포기하고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사업에서도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헬스케어 사업부도 80%의 지분을 매각했다. 대신 최근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배터리사업에 총력을 기울였다. 2010년 테슬라와 배터리 협력 개발에 나선 회사는 현재 전기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큰 전지 공급업체로 부상했다. 파나소닉은 2017년까지 테슬라에 20억 개의 리튬이온 전지를 공급할 계획이다.
반면 히라이 가즈오 소니 CEO는 부활 전략으로 스마트폰 시장 ‘재도전’과 TV사업을 택했다.
사쿠라이 유키 후코쿠 캐피털 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CEO)는 “일 년 전 양사 모두 급진적인 변화가 필요했다”면서 “그러나 소니는 철수를 고려해야 할지도 모르는 TV 사업을 계속 고수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반면 파나소닉은 변화 말고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소니의 실적 악화를 두고 히라이의 리더십은 물론 회사의 부활 가능성이 의심받고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일본에서 파나소닉을 포함해 수출기업들이 ‘엔저 효과’에 힘입어 막대한 수입을 올렸지만 소니의 9개 사업부는 오히려 지난 분기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여기에 최근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이자 소니의 주요주주인 다니엘 롭 서드포인트 최고경영자(CEO)가 엔터테인먼트 사업부 부진을 이유로 부분 매각을 요구했으나 회사는 이를 거절하는 등 투자자와의 마찰을 빚기도 했다.
도쿄증시에서 1일 파나소닉 주가는 6.19% 급등했으며 소니는 11.13%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