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실적 우려속 38거래일 순매수…전문가들 “내년 최대 실적기대, 저가매수 기회”
SK하이닉스가 4분기 실적부진 우려감에 울상을 짓고 있다. 3분기 사상 최대 실적 경신 호재는 자취를 감췄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D램과 낸드의 수급개선에 힘입어 내년 1분기부터 이익 모멘텀이 재차 강화될 것이라며 최근의 주가조정을 저가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전일 기관의 ‘팔자’ 압박에 3만1000원대로 밀려났다. D램 가격 상승 호재에 지난 18일 3만4600원까지 올랐음을 감안하면 일주일여만에 8%가까이 하락한 것이다. 이달 상승분도 거의 반납했다.
3분기 사상 최대 실적 경신에도 불구하고 4분기 D램 생산 차질로 이익이 축소될 것이란 우려감이 주가를 억누르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4분기 예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각각 13.38%, 34.15% 줄어든 3조5169억원, 7608억원으로 추정된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화재로 인한 정상 가동 시기가12월까지 지연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며 “낸드 생산능력(CAPA)의 D램 전환 등으로 인해 4분기 D램과낸드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Bit Growth)는 전분기대비 각각 11.3%, 15.3%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내년 1분기부터는 실적 모멘텀이 회복될 것이라고 말한다. 중국 우시공장 화재에 따른 D램 판매량 감소가 예상보다 크지 않았고 복구 이후에도 제한적 수급으로 인해 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란 설명이다.
이같은 기대감은 외국인의 투자패턴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외국인은 지난달 30일부터 38거래일 연속 ‘사자’를 이어오며 1조204억1300만원어치의 주식을 쓸어담았다. 중장기 이익 모멘텀을 높게 본 것이다.
이세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D램 평균 판가는 1Gb기준 0.83달러로 10% 수준의 가격 하락을 보여 역사적 평균 하락치인 -30%보다 양호한 시장 흐름이 전개될 것”이라며 “대만업체 퇴출과 마이크론엘피다 합병에 따른 시장 과점화로 인해 SK하이닉스의 가격협상력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내년 실적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영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 영업이익은 사상최대치인 4조 200억원에 달할 것"이라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9%늘어난 수치”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최근의 주가조정을 저가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한다.
박영주 현대증권 연구원은 “연간 실적이 과거 30년 이상 보여왔던 주기성에서 탈피하는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현 주가는 현저히 저평가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