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머니’ 미국 압류부동산에 몰리는 이유는?

입력 2013-10-29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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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년간 대미 대형 부동산 투자 15건 가운데 4건이 문제 부동산

▲중국 투자자들이 장기 투자가 필요한 미국 압류부동산으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고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개했다. 사진은 중국 DDI가 이달 초 인수한 데이비드스콧빌딩. 디트로이트/AP뉴시스

중국 투자자들이 미국의 명소나 안정적인 부동산에만 투자했던 관행에서 벗어나 압류주택이나 공실률이 높은 사무용 빌딩 등 리스크가 큰 부문으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이는 중국의 대 미국 부동산 투자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지난 7월 파산보호를 신청한 디트로이트는 부동산 투자를 모색하는 중국인들로 붐비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중국 부동산개발업체인 둥두인터내셔널(DDI)은 이달 초 총 1360만 달러(약 144억원)를 들여 디트로이트 내 빌딩 2개를 사들였다.

DDI는 사들인 2개 빌딩 중 디트로이트프리프레스(Detroit Free Press)빌딩은 아파트로 개조하고 공실률이 75%가 넘는 데이비드스콧(David Stott)빌딩은 사무용 빌딩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항공업체 HNA그룹의 계열사인 HNA부동산은 지난 2011년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 있는 고급 호텔인 카사호텔을 1300만 달러에 사들였다. 당시 이 호텔은 소유자가 파산보호를 신청한 상태였다.

한 중국인 투자자는 한때 보랜드소프트웨어라는 업체의 본사였으며 공실률이 87%에 달했던 실리콘밸리 빌딩을 경매를 통해 사들였다.

중국 투자자들이 지난 2년간 했던 15건의 대형 미국 부동산 투자 가운데 4건은 문제가 있는 부동산이었다고 WSJ는 전했다.

일반적으로 해외 투자자들은 리노베이션 등 추가 비용이 들며 미국 법과 복잡하게 얽혀있는 이해관계 등을 잘 이해해야 하는 문제 부동산 투자를 꺼려왔기 때문에 중국 큰손들의 최근 경향은 특이한다고 WSJ는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들은 압류부동산의 크게 저평가된 자산 가치가 중국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번거로움이나 초기 비용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이들 부동산이 장기적으로 이익이 될 것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홍콩 소재 부동산투자업체 가우캐피털파트너스의 굿윈 가우 설립자는 “중국 투자자의 관점에서 보면 미국의 이런 큰 빌딩 가격은 상하이 아파트 한 채 가격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랜드차이나펀드의 장민겅 회장은 “미국 압류부동산의 낮은 가격은 일생일대의 기회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투자자들은 또 이런 문제 부동산 속에서 진정한 가치를 발견하는 자신들의 능력에 자부심도 느끼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피터 우드 DDI 제너럴매니저는 “리하이린 회장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의를 지닌 빌딩을 보존하고 싶어한다”며 “리 회장은 이 빌딩이 현지에서 갖는 의미와 역할을 잘 이해하며 존중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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