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집단 비상장 계열사 정비에 3년간 20조원 쐈다

입력 2013-09-23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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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증자 연평균 200여건, 19조5300억 투입…부실·신규 계열사 운전자금 지원

대기업집단(자산규모 5조원 이상) 비상장사 계열사들의 재무구조 정비를 위한 유상증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3년간 유상증자를 통해 대기업 비상장 계열사에 투입된 돈이 20조원에 육박하는 등 대기업 보유 현금들이 그룹 내부 투자를 위해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본지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62개의 대기업집단 비상장사들의 이사회 안건을 확인한 결과 최근 5년간 884건의 유상증자 안건이 통과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 보면 2009년과 2010년 각각 135건과 145건에 불과했지만 2011년 209건, 2012년 250건으로 급격히 늘어났다. 올해 9월 현재 145건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 이후 대기업 비상장사들에 대한 유상증자가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유상증자를 통해 대기업 비상장사에 투입된 금액은 최근 3년간 19조5345억원이다. 2011년 4조4889억원에서 이듬해 10조7856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올해 들어서도 9월 17일 현재 4조2600억원이 유상증자를 통해 대기업 비상장 계열사에 흘러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4월말 기준 코스닥 총시가총액 120조원의 16%에 이르는 금액이다.

대기업 비상장사들의 유상증자가 늘고 있는 것은 경기침체 등에 따른 비상장 계열사들의 재무구조 개선과 새로운 사업 진출을 위한 신규 계열사에 대한 운전자금 지원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동국제강그룹의 국제종합기계는 올해 하반기 들어 3차례에 걸쳐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지난 7월에만 두 차례에 걸쳐 최대주주와 계열사들이 참여하는 31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지난달에는 금융업체들이 참여하는 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실시됐다. 국제종합기계는 지난해말 현재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으며 올해 6월 누적결손금 보전을 위한 감자를 실시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최근 설립된 비상장계열사의 운전자금 지원을 위한 내부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STX 전력의 시설과 운영자금 지원을 위해 모기업인 STX에너지는 최근 3년간 유상증자를 통해 2100억원의 돈을 투입했다. 지난 2011년 4월 기초의약물질 제조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주주인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에버랜드로부터 최근 3년간 7차례의 유상증자를 통해 5300억원의 돈을 지원받았다. 또 이중 1600억원 가량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유상증자에 투입했다.

비상장 공기업의 대규모 유상증자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2012년 두차례에 걸쳐 정부의 출자를 통한 2조8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도 올해 초 정부 출자 등으로 8822억원을 지원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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