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엘롭 노키아 최고경영자(CEO)의 천문학적인 퇴직금이 도마 위에 올랐다.
노키아가 마이크로소프트(MS)에 휴대폰 사업부를 넘기면서 엘롭에게 보너스 형태로 1880만 유로(약 270억원)를 지급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핀란드 전역이 분노하고 있다고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핀란드 총리와 재무장관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이러한 비판에 가세했다.
지르키 카타이넨 핀란드 총리는 지난 주말 TV에 출연해 “요즘 같은 불황에 그와 같은 액수의 보너스는 정당화할 수 없으며 한마디로 도가 지나치다”면서 “대기업들의 거액의 보너스 지급은 상식에서 이해할 수 없는 것”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유타 우르피라이넨 재무장관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노키아의) 보상금 지급 결정은 회사의 신용을 약화시킬 수 있다”면서 “또한 사회적 균형 측면에서 봤을 때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핀란드 전체로 확산하고 있으며 최고 권력자들까지 나서 민영기업의 경영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은 핀란드 정서상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FT는 이와 관련해 핀란드의 자랑이었던 노키아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결국 미국 거대 자본에 휩쓸려간 것에 대해 허탈해하는 국가 분위기를 반증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엘롭의 퇴직금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면서 노키아는 퇴직금과 관련해 당국의 강도 높은 조사에 직면할 위기에 놓여 있다고 FT는 전했다.
회사 측은 이번 퇴직 보너스 지급 결정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리스토 실라즈마 노키아 회장은 지난 21일 성명에서 “이번 보너스는 MS와의 거래가 완전히 끝나면 엘롭에게 지급될 것”이라면서 “보상금 지급은 2010년 엘롭이 노키아에 들어올 때 이사회가 승인한 CEO 계약서에 명시된 사항이다”고 말했다.
노키아는 지난 2일 핵심 사업부였던 휴대폰사업부분을 MS에 72억 달러에 매각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