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유력 차기 의장 후보로 거론됐던 로런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이 후보를 고사했다고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서머스는 자넷 옐런 현 연준 부의장과 함께 벤 버냉키 의장의 후임으로 유력시되던 인물이다.
그는 이날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내는 서신에서“나에 대한 의장 인준 과정에서 의회를 비롯해 각계의 험담이 오갈 것이며 이는 연준과 오바마 행정부와 더 나아가서 국가의 지속적인 경제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결론을 냈다”면서 고사 이유를 밝혔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이 그를 버냉키 의장 후임으로 지명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으나 정치권은 물론 학계와 여성계에 이르기까지 반발의 목소리가 높았다.
공화당 상원 원내총무인 존 코닌 의원은 “서머스 전 장관은 기질적으로 연준 의장에 적합하지 않은 인물”이라며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앞서 재무장관 시절 그와 월가와의 유착관계와 성차별 발언도 그의 발목을 잡은 요인 중 하나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서머스 전 재무장관이 이번 결정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서머스에 대해 “그는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 위기에 직면한 현 상황에서 우리 정부에 꼭 필요한 사람이었다”면서 “이번 결정은 그의 전문성과 지혜 리더십에 대한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가 후보 지명을 고사하면서 오바마 행정부는 또 다른 후보 발굴에 나서게 됐다고 WSJ는 전했다. 앞서 후보가 서머스와 옐런으로 좁혀지기 전 거론됐던 도날드 콘 전 연준 부의장과 티모시 가이트너 전 재무장관이 다시 후보군 선상에 오르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들 후보 중 가이트너 전 재무장관은 앞서 의장직에 관심 없다고 거듭 의사를 표현했다.
시장에서는 서머스의 후보 고사 결정을 반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평소 연준의 경기부양책에 부정적인 입장이었던 서머스 전 장관이 의장에 오르면 양적완화 축소 규모가 더 확대할 것으로 우려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서머스와 강력후보로 거론됐던 옐런 부의장이 버냉키에 이어 연준의 수장직에 한걸음 다가서게 됐다고 보고 있다.
버냉키 의장의 임기는 내년 1월 31일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