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4년부터 매년 50여개국 중앙은행 총재들의 평점을 매기고 있는 미국 금융 전문 월간 글로벌 파이낸스(Global Finance)가 지난 22일(현지시간) 2013년 세계 중앙은행 총재들의 업무수행 능력을 평가해 발표한 것이다.
공신력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하지만 중앙은행은 물론 국가의 자존심이 걸려 있고 또 각국 정부들이 연임 등을 결정하는 데 참고하는 성적표라고 하니 축하할 일이다. 더군다나 김 총재의 등급 상승률은 4단계로 다른 51개 중앙은행 총재들과 비교해 가장 높다.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중앙은행 총재로서 받은 사실상 마지막 평가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받은 것이다.
글로벌 파이낸스는 부여한 평점의 이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물가관리, 경제성장률 전망치의 정확성, 통화정책의 안정성, 기준금리 관리 등의 평가기준을 고려해 봤을 때 이들 부분의 성과가 상당히 개선된 것을 알 수 있다.
해외 언론의 국내 중앙은행 총재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상당히 반가운 일이다. 김 총재는 역대 총재 중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최악의 총재라는 비판을 듣기도 했지만 이는 역으로 가장 많은 변화와 실험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방식의 적절성과 강도에 논란이 있지만 ‘한은=철밥통’이라는 공식을 깨기 위해 외부인사 수혈, 연공서열 파괴 등 어느 총재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국제무대에서의 활동도 가장 활발하다는 평이다. 반면 소통 부재, 일관성 결여 등으로 가장 중요한 통화정책에 있어서는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아직 끝나지 않았다. 김 총재 앞에는 미국 양적완화 조기 축소, 신흥국발 금융위기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두는 수(手)마다 강수(强手)였던 그 기세로 외신뿐 아니라 국민에게도 인정받고 ‘유종의 미’를 거뒀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