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 고효율… ‘홈런’ 친 프로야구팀은?

입력 2013-08-28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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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평균 연봉 1위 삼성, 정규리그 선두 지켜...LG, 넥센 적은 투자로 승승장구 PS진출 노려

▲지난 7월 26일 넥센 김영민을 상대로 2회말 투런 홈런을 치며 시즌 10호 홈런을 뽑아낸 삼성 이승엽. 이 홈런으로 이승연은 9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사진=뉴시스)

9개 팀으로 운영되는 올시즌 프로야구는 팀별로 128경기씩을 치른다. 현재 각 팀은 약 100경기씩을 치러 80% 정도의 리그 일정을 소화했다.

27일 현재 1위는 삼성 라이온즈. 60승 2무 39패(승률 0.606)를 기록 중이다. 그 뒤를 LG 트윈스가 60승 42패(0.588)로 바짝 뒤쫓고 있다. 양 팀의 승차는 한경기 반. 한 경기 결과에 따라 12위가 뒤집힐 수 있는 초박빙 선두 싸움을 펼치고 있다. 3위 두산 베어스가 55승 2무 46패(0.545)로 선두권 두 팀을 추격하고 있지만 2위 LG와의 승차가 4.5게임으로 벌어져 있다. 사실상 올시즌 정규시즌 우승 판도는 삼성과 LG의 2파전 양상이다.

프로 스포츠는 투자한 만큼 성적으로 보상받는다는 속설이 있다. 야구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투자 액수가 반드시 성적과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1위 삼성의 경우 올시즌 선수단 총 연봉은 67억1200만원(이하 한국야구위원회 자료, 신인 및 외국인선수 제외)이다. 이를 선수당 평균 연봉으로 환산하면 1억2204만원이다. 총 연봉과 선수당 평균에서 모두 1위다. 가장 많은 투자를 한 삼성이 선두권을 지키고 있는 것은 속설을 입증한 셈이다.

반면 LG의 선수단 인건비는 총 52억200만원으로 선수당 평균 연봉이 9458만원이다. 9개 구단 토종 선수들의 연봉 총액 비교로 볼 때 LG는 4위, 선수당 평균 연봉으로는 5위다. 삼성에 비해 큰 투자를 하지 않은 LG는 올시즌 분명 투자 대비 고효율을 창출하고 있다.

박재홍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불혹의 이병규가 어린 후배들을 잘 이끌고 있다”고 전제하며 “고참이 희생하는 모습을 보임에 따라 후배들도 잘 따르고 있고 이것이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말로 LG의 상승세를 분석했다. 이효봉 XTM 해설위원 역시 “현재 LG의 흐름으로 볼 때 4강 정도에 만족할 수준이 아니다. 신구 조화가 잘 이루어지고 투타의 안정성도 돋보인다”고 밝혔다.

이와 비슷한 팀으로 넥센 히어로즈를 들 수 있다. 넥센은 총 연봉 43억4500만원으로 선수당 평균 연봉은 8046만원에 불과하다. 연봉 총액과 평균 연봉에서 공히 NC 다이노스보다 한 계단 높은 8위에 불과하다.

하지만 현재 54승 2무 46패로 4위에 올라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을 이어가고 있다. 5위 롯데 자이언츠의 추격권에 있지만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에 관계없이 인상적인 팀 운영을 하고 있는 셈이다.

최하위 한화 이글스는 투자하지 않는 팀의 전형이다. 선수당 평균 연봉이 8623만원으로 넥센과 NC를 제외하면 가장 적은 금액이다. 지난 시즌 이후 열린 FA 시장에서도 빈 손으로 철수했다. 그나마 간판 타자 김태균에게 팀 전체 연봉의 3분의 1이 넘는 연봉 15억원을 안겨줬음을 감안하면 김태균을 제외한 다른 선수들의 평균 연봉은 5851만원에 불과하다. 올시즌 1군 무대에 뛰어든 신생팀 NC의 5836만원과 크게 다르지 않은 액수다.

물론 삼성은 지난 두 시즌 연속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 통합 우승을 이룩하며 선수들의 몸값이 전체적으로 올랐다. 8년간의 일본 프로야구 생활을 마치고 2012 시즌 복귀한 고액 연봉자 이승엽(8억원)의 합류도 무시할 수 없다. 그에 반해 LG는 2002 시즌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 준우승을 차지한 이후 꼭 10년간 단 한 차례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즉 선수들의 연봉 인상 요인이 많지 않았다.

투자한 만큼 결과를 내고 있는 삼성과 저비용 고효율의 전형을 보이며 선전 중인 LG와 달리 KIA 타이거즈는 암울하다. KIA는 선수당 평균 연봉이 1억447만원으로 이 부문 3위다. 하지만 4강 진입은 고사하고 8위 NC 다이노스의 가시권 내까지 순위가 추락했다.

특히 KIA는 올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김주찬을 롯데 자이언츠에서 4년간 총액 50억원의 거액에 영입했다. 많은 전문가들이 KIA를 올시즌 우승후보로까지 예상했던 것도 무리가 아니다. 양준혁 SBS 해설위원은 “KIA는 부상자들이 많았다”고 전제하며 “이들이 복귀해도 당장 적응하는 데에는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어 성적이 하락했다”고 KIA의 부진을 분석했다.

결과적으로 KIA는 대형 수입 자동차 한 대 값을 선수들에게 지급하고도 가을 야구 문턱조차 밟지 못할 위기다. 27일 현재 4위 넥센 히어로즈와의 승차는 8.5경기다. 잔여 경기가 32경기임을 감안하면 극복하기 어려운 수치다.

프로선수들의 연봉은 다음 시즌 기대치가 반영된다. 한 시즌의 활약이 다음 시즌의 활약을 담보할 수 없는 만큼 불안 요소는 분명히 존재한다. 반대로 연봉은 적어도 팀 공헌도가 높은 선수도 있다. KIA가 전자의 경우라면 LG와 넥센은 후자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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