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한적 군사개입’ 가닥…단기 공습 유력

입력 2013-08-28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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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선 군사개입 반대 목소리 “전쟁에 지치고 빚더미 산적”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결국 ‘제한적 개입’을 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이날 “오바마 대통령이 제한된 범위와 기간에 걸쳐 군사개입을 하는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면서 “화학무기 사용을 응징하면서도 더 깊은 군사개입은 자제하려는 의도”라고 전했다.

미국은 국내외 여건상 군사개입을 하는데 따른 부담감이 컸다. 이라크·아프간 전쟁에 따른 피로감 속에서 또다시 천문학적 비용이 드는 군사개입을 감행하는데 따른 부정적 여론도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군사개입에 반대해온 케리 국무장관은 전일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면서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비난했다. 척 헤이글 국방장관은 BBC에 “오바마 대통령이 명령만 내리면 즉각 공격할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다.

영국과 프랑스 등 서방의 우방들도 군사개입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군사개입은 하지만 그 범위와 기간을 대폭 단축하는 ‘제한적 개입’을 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해석하고 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시리아의 정권교체를 겨냥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격기간은 아마도 이틀을 넘기지 않고 해상에서 공격하는 크루즈 미사일, 또는 장거리 폭격기들을 동원할 가능성이 있다고 WP는 설명했다. WP는 시리아의 화학무기 공장을 직접적으로 공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행정부는 이번 주 중 정보당국으로부터 시리아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추가 증거를 보고받는 형식으로 군사개입 수순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제한적 군사개입을 놓고 의회 내에서는 상원과 하원, 민주당과 공화당을 가리지 않고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는 “의원들 사이에서는 지금 군대를 보내기엔 너무 늦었고 위험스러우며 비용이 많이 들 뿐만 아니라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다”고 보도했다.

하원 군사위 소속 로레타 산체스(민주·캘리포니아) 의원은 “군사개입은 의도하지 않은 부정적 결과를 낳을 수 있고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원 정보위 소속 데빈 눈스(공화·캘리포니아) 의원은 “아사드 정권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압도적 증거가 있지 않는 한 군사개입에 반대한다”면서 “단지 미사일 몇 발만을 쏘는 것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톰 케인(민주·버지니아) 상원의원은 “미국 안보에 대한 임박한 위협이 없는 상황에서 군사개입에 반대한다”고 전했다.

외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제한적 개입’의 효과에 의문을 제기했다. 일회성 공격은 협상력을 확보하지 못해 시리아 문제를 풀어가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안보보좌관을 지낸 즈비그뉴 브레진스키는 26일 독일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일화성 보복 공격으로는 미국의 이익을 증대시킬 수 없으며 더 큰 전략적 관점에서 군사행동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아사드 정권을 축출하는 것을 목표로 전면적 군사개입을 해야 외교와 협상의 기회가 열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선임 연구위원인 마이클 오핸론은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제한된 군사개입은 아무런 결과를 가져오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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