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비 20%가 배우 몸값… “흥행 잘되면 받겠다” 공생의 길

입력 2013-07-11 11:34수정 2013-07-11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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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배우 러닝개런티

(영화진흥위원회)

지난 7일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이하 ‘은위’)가 개봉 33일 만에 685만 관객을 동원했다. 개봉 첫날부터 50만 관객이 다녀가며 흥행 열풍을 몰고 왔던 ‘은위’가 다시 관객의 시선을 끌고 있다. 주연 배우 김수현의 러닝개런티가 세간의 관심을 사고 있기 때문이다. 러닝개런티란 흥행 수입에 따라 개런티를 추가로 지급받는 방식을 말한다.

영화계 한 관계자에 따르면 김수현은 애초 출연료가 3억~4억원 선이며 ‘은위’가 700만 관객을 넘을 경우 러닝개런티로 약 6억원의 수입을 추가로 받게 돼 있다는 것이다. 연예계에서 김수현은 현재 톱스타로 분류된다. 하지만 ‘은위’가 두 번째 영화 출연 작품이라는 점과 첫 주연 영화라는 점에서 출연료가 다른 톱스타에 비해 다소 낮은 3억~4억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김수현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영화의 흥행에 따라 러닝개런티를 추가 지급받는 방식으로 계약했다.

김수현의 예처럼 최근 영화 스타들이 러닝개런티를 받게 되는 경우는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영화 관계자들은 올초 1280만 관객을 돌파한 ‘7번방의 선물’의 배우 류승룡도 러닝개런티로 최소 2억원을 추가로 더 받았다고 추정했다. ‘광해, 왕이 된 남자’의 배우 이병헌은 기본 출연료 6억원 외에 4억원의 러닝개런티를 받았다. 지난해 활발한 활동을 펼친 ‘대세남’ 하정우는 470만 관객을 동원한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로 최소 2억원 이상의 러닝개런티를 챙겼다. 손익분기점(BEP)을 넘는 순간부터 관객 한 명당 수백원씩 받는 조건의 러닝개런티 계약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블록버스터를 제외한 평균 영화 제작비가 30억~40억원인 상황에서 배우들의 높은 출연료는 항상 문제로 부각됐다. 영화계 한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최고 남자 배우의 출연료는 7억원을 호가한다. 김윤석, 송강호, 하정우 등이다. 뒤를 이어 이병헌, 원빈, 설경구, 김명민, 최민식 등이 5억~7억원대를 받는다고 한다. 이는 제작비의 10~2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한국영화가 흥행했다는 소식과 배우들의 러닝개런티 소식이 바늘과 실처럼 따라다니는 현상에 대해 강유정 영화평론가는 “(제작비용 면에서) 제작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배우들의 수억원대의 개런티는 다소 부담스러운 측면”이라며 “배우와 제작사가 공생의 길을 찾은 것”이라고 해석했다.

때때로 러닝개런티는 스태프들에 대한 배우들의 의미 있는 배려로 통한다. 지난해 ‘러브픽션’과 ‘범죄와의 전쟁’으로 연속 러닝개런티를 받은 하정우는 순제작비 18억원이던 ‘러브픽션’의 부족한 예산을 이유로 스스로 자신이 받을 개런티를 삭감하고 러닝개런티로 전환했다고 한다.

톱스타들이 러닝개런티로 너나 할 것 없이 주머니가 두둑해졌다고 할 때 일반 배우들은 남의 일로만 지켜보는 경우도 많다. 최근 ‘미스터 고’로 스크린으로 복귀한 성동일은 지난달 27일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 출연해 “나는 러닝개런티를 받을 입지는 아니라고 하더라. 시키면 하라고 하더라. 잘되면 보너스나 조금 달라고 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톱스타의 출연료 부담에서 벗어나 영화제작의 내실을 기하자는 취지의 러닝개런티는 이제 톱스타의 전유물로 인식되고 있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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