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생활용품업계의 양대산맥인 유니레버와 프록터앤드갬블(P&G)이 인도시장을 놓고 자존심을 건 대결을 시작했다.
유니레버는 4일(현지시간) 32억 달러(약 3조6521억원)를 투입해 인도 자회사인 힌두스탄유니레버의 지분 14.8%를 매입할 계획을 발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폴 폴먼 유니레버 최고경영자(CEO)가 인도 중산층 공략에 승부수를 던진 셈이라고 WSJ는 평가했다.
폴먼 CEO은 이날 “이번 결과에 만족한다”면서 “장기적 성장 가능성을 가진 힌두스탄유니레버의 지분을 상당한 규모로 늘리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힌두스탄유니레버는 현재 인도에서 매출 기준 최대 생활용품업체로 비누에서 샴푸 아이스크림 정수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을 제조하고 있다. 인도는 유니레버가 진출한 신흥시장 중 가장 많은 매출을 안겨주고 있다. 지난 1분기 힌두스탄유니레버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에 비해 1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매출은 12.5% 증가해 636억7000만 루피(약 1조2090억원)를 기록했다.
앞서 지난 4월 말 유니레버는 54억 달러를 투입해 힌두스탄유니레버의 지분 22.5%를 인수해 총 75%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유니레버는 힌두스탄유니레버 주주들에게 21% 프리미엄을 얹어 주당 9.96달러에 총 4억8700만 주를 인수할 예정이었다. 이와 관련해 힌두스탄유니레버는 전체 지분의 14.8%에 해당하는 3억2000만 주를 32억 달러에 매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WSJ는 전했다. 이번에 인수하게 될 지분 규모는 지난 4월 발표에 비하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나 투입액은 최대 규모라고 WSJ은 전했다.
힌두스탄유니레버의 주가는 유니레버가 지분 인수계획을 발표한 4월29일 주가가 7% 이상 급등했으며 이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인도증시에서 거래되는 힌두스탄유니레버의 주가는 5일 장중 3% 가까이 올라 617.90루피를 기록했다.
유니레버 못지않게 P&G도 인도시장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인도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약 6%대로 수년 전 8~9% 성장세에 미치지 못하지만 중산층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비누와 치약 같은 생활용품 수요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4년 만에 P&G에 복귀한 조지 앨런 래플리 CEO는 해외 우선 진출 시장으로 인도를 지목했다.
P&G는 미국 콜게이트파몰리브와 힌두스탄유니레버가 장악한 치약시장에 오랄B 브랜드로 승부수를 던졌다. 치약시장에서 후발주자인 P&G는 발리우드의 ‘국민배우’마두리 딕시를 전면에 내세워 오랄B 브랜드로 시장의 판도를 흔들겠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