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출구전략 시동] 시장 불안에도 돈줄 ‘꽉’… 경제리스크 해결위해 고통 감수

입력 2013-07-03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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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인민銀 ‘신중론’ 신용경색으로… “시장과 소통 부족” 비판에 ‘유동성 조절’ 뒤늦게 진화

중국 인민은행이 단기 자금시장 불안에도 유동성 공급을 자제하고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은행 간 단기자금 조달비용을 나타내는 중국의 1일물(오버나이트) 환매조건부채권(레포·RP) 금리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4.95%를 기록했다.

지난달 20일 1일물 레포 금리가 장중 25%까지 치솟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안정됐으나 일반적 수준이던 2~3%와 비교하면 2배 이상 높은 것이다.

7일물 레포 금리도 지난달 20일 10년래 최고 수준인 11.20%까지 치솟고 현재 6%선에서 움직여 지난 1년간 평균인 3.57%를 크게 웃돌았다.

지난달 초 단오절 연휴와 분기 말 기업결산 등 자금 수요 급증에도 인민은행이 유동성 공급을 자제한 것이 신용경색으로 이어진 셈이다.

시장에서 대규모 자금 수요가 일어날 때마다 대처했던 인민은행의 과거 행보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실제로 인민은행은 지난 2월 춘제(설날)를 전후해 역RP와 RP 발행 등 공개시장 조작행위를 통해 자금 경색을 예방했다. 이번에 행동을 자제한 것은 지금까지의 대처만으로는 그림자 금융과 지방정부 부채, 부동산 버블 등 중국 경제 리스크를 해결할 수 없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충격요법이라는 평가다.

JP모건체이스 분석에 따르면 비은행 대출을 뜻하는 그림자 금융 대출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36조 위안(약 6800조원)으로 2년 전보다 두 배 늘었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기사에서 중국 경제 수장인 리커창 총리와 저우샤오촨 인민은행 총재가 1990년대 국영기업 개혁을 이끌었던 주룽지 전 총리처럼 단기적 고통을 감수하고 장기적 이익을 취하려는 전략을 썼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인민은행의 움직임에 시장과의 소통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

마크 윌리엄스 캐피털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인민은행의 신용팽창 억제 움직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인민은행은 은행 간 금리 급등을 진정시킬 수 있는 수단이 있었음에도 개입하지 않았고 이에 대한 설명도 하지 않았다”면서 “지난 수주간 인민은행의 움직임은 매우 무모한 것이었다”고 꼬집었다.

금융시장 불안이 커지자 인민은행은 지난주 잇따라 성명을 발표하며 뒤늦게 진정에 나섰다. 저우샤오촨 인민은행 총재는 이날 상하이 루자주이포럼에서 “중국 경제는 안정적 상황”이라며 “유동성을 적절히 조절하고 시장의 전반적인 안정을 위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신중한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용경색 사태와 경기둔화가 맞물려 중국 경제에 대한 신중론을 확산시키는 가운데 인민은행의 고집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바클레이스와 HSBC 등 주요 기관은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7.4%로 낮췄다. 이는 중국 정부의 올해 성장률 목표치 7.5%를 밑도는 것이다.

크레디트스위스(CS)는 “과도한 차입과 긴축정책, 분명한 주택버블 등이 중국 경제에 부담을 줄 것”이라며 “6% 성장률을 기록해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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