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휴대폰 사업본부장만 ‘부사장’인 까닭은?

입력 2013-07-02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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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언 이후 명성 흔들… 오너 일가가 직접 지휘도

▲박종석 LG전자 MC사업본부장(부사장). 사진제공 LG전자
5개 사업본부 체재로 재편한 LG전자가 가장 중요한 MC사업본부만 부사장 체제를 고수하고 있어 관심이 주목된다.

LG전자는 1일 자동차 부품 사업을 담당하는 VC사업본부를 신설하고 이 사업본부 수장에 이우종 V-ENS 대표를 임명했다. 특히 LG전자는 VC사업본부장을 선임하면서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신규 사업본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인사로 풀이된다.

이로써 LG전자는 기존 HE사업본부(TV), MC사업본부(휴대폰), HA사업본부(생활가전), AE사업본부(에어컨)에 VC사업본부(자동차 부품)을 더해 총 5개 사업본부 체재로 변경됐다.

주목할 점은 LG전자의 5개 사업본부장 중 유일하게 MC사업본부장 만 부사장이라는 것. 직급이 모든 걸 말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주력 사업본부장이 부사장이라는 것은 다소 의아한 부분이다.

박종석 MC사업본부장(부사장)은 지난 2010년 10월 당시 안승권 사장의 후임으로 무너져가는 LG전자 휴대폰 사업 구원투수로 임명됐다. 스마트폰 전환기에 대비하지 못하며 회사 존폐 자체가 흔들리던 상황에서 과감한 수장 교체가 필요했던 것.

하지만 2년여가 지난 현재 여전히 부사장에 머물고 있다. 이는 ‘성과 있는 곳에 승진있다’는 LG그룹의 인사 원칙이 주된 이유다. 박 부사장은 지난해 ‘옵티머스 뷰’와 ‘옵티머스G’를 발표해 제품력을 크게 개선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문제는 판매량이다. 스마트폰으로 시장이 전환되면서 과거 피쳐폰(싸이언) 시절 때와 비교할 때 판매 실적이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LG전자 휴대폰 사업이 구본무 그룹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에 있다는 점이다. 구 회장은 LG전자 휴대폰 사업이 부진의 늪에 빠지자 “독하게 시장을 선도하는 제품을 만들라”고 주문하는가 하면 “계열사의 특출난 DNA를 결집해 최고의 신상품을 만들라”고 강조했다. 특히 ‘회장님 폰’으로 불리는 옵티머스G 개발을 직접 지시하는 등 스마트폰 사업에 대한 관심이 각별하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의 휴대폰 사업부장 직급은 크게 상관이 없다. 구본무 그룹 회장과 구본준 부회장 등 오너가에서 직접 컨트롤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실적에 따라 LG전자 MC사업본부장의 부사장 시대는 올해로 끝날 가능성도 높다. 시장조사기관 SA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1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점유율 4.9%로 세계 3위를 차지했다. 이 결과는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성적이다. 오는 8월에는 옵티머스G의 후속작 G2를 공개하고 세몰이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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