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팬택의 ‘베가’ 스마트폰을 판매한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국의 삼성 모바일 제품 대리점인 삼성리빙프라자 내 삼성모바일샵에 ‘베가 존’을 설치했다. 이날부터 베가 아이언, 베가 넘버6 등 제품을 진열·판매한다.
이는 팬택이 먼저 요청하고, 삼성전자가 상생 협력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22일 팬택에 530억원의 지분 투자를 통해 IT 분야 상생 협력 모델을 선보인데 이은 두 번째 조치다.
이번 협력으로 팬택은 삼성 유통망을 활용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판매 증대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팬택은 휴대폰과 액세서리를 유통하는 자회사 라츠 매장을 20여개 보유하고 있지만, 삼성전자와 비교하면 유통망 규모가 작고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
팬택 제품이 삼성 리빙프라자에 진열되면 더 다양한 지역의 더 많은 소비자에게 제품과 브랜드를 소개할 기회를 얻게 되는 셈이다. 삼성 리빙프라자도 삼성 휴대폰 외에 팬택 제품까지 판매하면 멀티 브랜드를 취급하게돼 소비자 선택의 기회를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치는 협력과 건전한 경쟁을 통해 어려운 국내 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꾀했다는 점에서 국내 IT업계의 새로운 상생 협력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금난을 겪는 팬택이 더 어려워지면 팬택과 거래하는 국내 부품업계의 일자리도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이는 직간접적으로 삼성전자를 포함한 IT통신업계 전체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팬택이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SDI 등 삼성 계열사에 구매한 부품 가격만 해도 지난해 2353억원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이번 결정으로 국내 휴대폰 시장이 건전한 경쟁을 하면서 외산 단말기 업체와의 경쟁력을 키우는 한편 국가 IT산업 경쟁력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