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스데이 ‘여자 대통령’ 달샤벳 ‘내 다리를 봐’…당당함과 카리스마 추구
우리나라 대통령도 이제 여자분이신데 뭐가 그렇게 심각해/
왜 안 돼 여자가 먼저 키스하면 잡혀가는 건가? -걸스데이 ‘여자 대통령’ 중-
좋아하는 남자가 먼저 손 내밀어주길 하염없이 기다리던 수동적인 소녀는 갔다. 지난달 신곡을 내놓은 이효리와(‘배드 걸스’), 투애니원의 씨엘(‘나쁜 기지배’) 등 여성 솔로 가수들이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나쁜 여자’를 노래했다면, 이달 컴백한 걸스데이, 달샤벳 등 걸그룹들은 ‘사랑에 솔직한 여자’를 자신들만의 소재를 내세운 직설화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지난 24일 정규 1집 리패키지 앨범을 발매한 걸스데이(소진 민아 유라 혜리)는 ‘여자 대통령’이란 의미심장한 제목으로 돌아왔다.
그동안 직설적인 가사를 노래하는 여성 가수들은 많았다. 그래서 걸스데이는 ‘대통령’이란 독특한 소재를 선택해 곡을 풀어나가는 시도를 선택했다. 리더 소진은 “여자의 카리스마를 표현하기 위한 단어로 대통령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다”며 “여러 면에서 최고가 되고 싶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뮤직비디오도 인상적이다. 민아가 여자 대통령을, 5년 만에 머리를 짧게 잘랐다는 혜리가 남장을 하고 경호원을 연기했다. 약한 모습을 보이던 민아가 나중에 혜리를 끌어당기고 리드하는 과정이 눈길을 끈다.
올 상반기 ‘기대해’를 통해 새로운 섹시 아이콘으로 급부상한 걸스데이는 “이제는 섹시함을 뛰어넘어 당당함과 카리스마를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해 ‘있기 없기’로 존재감을 알린 달샤벳(세리 아영 지율 우희 가은 수빈)은 지난 20일 새 미니앨범 ‘비 앰비셔스(Be Ambitious)’를 발표했다.
‘눈 말고 다리를 봐/ 손을 놓고 나를 안아/ 고민은 그만 아끼지 마…’
타이틀곡 ‘내 다리를 봐’는 남녀간의 애정표현에 있어서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변한 여자의 마음을 대변했다. 망설이는 남자를 솔직한 말로 리드하는 모습이 보다 개방적으로 변한 젊은이들의 연애관을 엿볼 수 있다.
달샤벳이 메시지 전달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선택한 소재는 ‘다리’다. 자칫 섹시코드로만 받아들여지는 위험 부담을 안고 있다. 멤버들은 제목이 너무 노골적이지 않느냐는 우려에 대해 “여성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당당해지라는 메시지를 다리에 비유했을 뿐”이라며 “예전부터 적극적인 여성을 노랫말로 많이 표현했는데 우리의 화법이 시대와도 잘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배국남 대중문화평론가는 “인터넷 시대의 10~20대들은 하고 싶은 말을 거침없이 내뱉는 배설에 가까운 화법에 길들여져 있다. 이들에게 더 이상 서정적이고 은유적인 가사는 통하지 않는다”고 분석하면서 “이에 따라 걸그룹들의 노래 가사 역시 시간이 갈수록 점점 직설적으로 변하는 양상을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