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역사 변신한 최수현 금감원장 "24시간 전화통역 대기중"

입력 2013-06-25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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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B코리아 합격… “한국 情 문화 알리고 싶어”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영어통역사로 변신한다. 24시간 전화통역 봉사단체인 사단법인 ‘BBB코리아’가 뽑은 영어통역 봉사자에 최 원장이 합격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눈길을 끌고 있다.

24시간 전화통역 봉사단체 BBB코리아는 지난 4월 올 상반기 언어봉사자 모집 공고를 냈다. 431명을 뽑는 데 몰려든 인원은 1300여명. 외국 생활을 오래한 대학생부터 교수·변호사·의사 등 전문직 종사자가 수두룩했지만 고난도 언어테스트에서 대거 탈락했다.

그러나 최 원장은 서류전형과 면접, ‘지원자-외국인-한국인 간 3자 통화’ 등 3단계 관문을 모두 통과해 최종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58세인 최 원장은 지원 동기란에 “한국 특유의 정(情) 문화를 외국인들에게 알리고 싶다”고 적었다.

최 원장이 통역봉사를 마음먹은 건 지난 2010년 외국 출장길에서다. 딸이 3년 전부터 BBB코리아 봉사자로 활동하는 것을 보고 망설이던 참에 인천공항 대기실에서 우연히 통역봉사자를 모집한다는 팸플릿을 보게 된 것이다.

경제관료 가운데서도 수준급의 영어 프레젠테이션 능력을 갖춘 최 원장이지만 막상 BBB코리아의 언어테스트는 만만치 않았다고 한다. 서로 얼굴도 모른 채 전화상으로 빠르면서도 정확한 통역을 한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았다. 최 원장은 “여러 요령을 조언해 준 딸 덕에 합격했다”며 공을 딸에게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