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활짝 웃고 자동차 한숨 돌렸지만… 나머지 업종은 울상

입력 2013-06-21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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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기업실적 ‘양극화 전망’

아베노믹스를 앞세운 일본의 엔저 공습이 주춤한 가운데 국내 주요기업들의 2분기 실적 전망치가 양극화로 치닫고 있다. 전기·전자 분야가 약진하는 가운데 1분기 저점을 통과한 자동차 업종은 점진적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그 외 주요 기간산업은 극심한 침체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국내 주요 증권사와 FN가이드 집계에 따르면, 업종 별로 모바일 기기를 중심으로 한 전기·전자 분야 기업들이 전년 대비 큰 폭의 매출 신장을 기록하며 약진했다. 또 지난해와 올 1분기에 엔저 쇼크와 노사문제로 발목 잡혔던 자동차 업계는 2분기 들어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철강과 석유화학 등은 장기적인 경기침체의 저점에서 당분간 벗어나질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폰 열풍에 돛단 전자업계= 전기전자 업종은 스마트폰 호황을 제대로 누리고 있는 모습이다. IT·모바일(IM) 사업의 상승세와 전략 신제품 출시 등이 맞물리면서 2분기 호실적을 전망하는 증권사가 대부분이다. 일각에서 2분기 스마트폰 판매가 예상보다 저조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전년 대비 상승세라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다.

삼성전자는 2분기 매출 62조원, 영업이익 10조원을 전망하는 예측치가 대부분이다. 매출은 전년보다 25.7% 늘어나고 영업이익은 무려 55% 수준의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다. 분기 영업익 10조 시대를 달성한다는 것이 삼성 측의 전략이다.

배경에는 전략 스마트폰 출시와 함께 노트북 시장 제품군 확대, TV를 중심으로한 가전 분야 1위 수성 등이 깔려있다.

LG전자의 상승세도 두드러진다. 옵티머스 출시 이후 글로벌 휴대폰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있는 만큼 기대치도 높다.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대비 각각 18.2%, 43.1%의 증가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다.

스마트폰 성장세와 함께 SK하이닉스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SK는 지난해 초 인수를 마무리 지은 SK하이닉스를 4분기 만에 흑자로 전환시켰다. 2분기 PC D램 가격이 안정적으로 상승했고 모바일 D램 출하량도 증가한 덕에 실적도 낙관적이다.

◇엔저 주춤… 자동차는 재 시동= 작년 연말 ‘엔저 공습’에 직격탄을 맞았던 차업계는 2분기 들어 점진적인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1분기에는 교대근무 시행 초기, 노사간 이견 탓에 생산 차질이 컸다.

2분기 중반을 넘어서면서 앞길을 막았던 악재들이 점진적으로 해결되면서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차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22조7000억원, 2조2900억원 수준으로 전망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3.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7.2% 줄었다. 작년 초 주력제품이 본격적으로 시장을 확대했고, 평균 판매가격이 높은 고급차 판매가 호황을 이루면서 영업이익이 높았기 때문이다.

기아차는 상대적으로 현대차보다 회복세가 더디지만 하반기 들어 새 모델을 내놓으며 분위기 전환을 꾀하고 있다.

◇장기불황 진입한 철강과 화학= 철강과 화학은 일부 기업을 제외하면 본격적인 장기불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일반적이다.

철강의 경우 하락세가 주춤했지만 여전히 성장세로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전통적인 비수기가 시작되는 3분기를 앞두고 2분기 실적부터 하향세를 보인다는 분석이다.

포스코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5조7200억, 9100억원으로 전망된다. 사상 최악의 2분기였다는 지난해 수준에도 못 미치는 전망치다. 매출과 영업이익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와 11.5%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 역시 자동차용 냉연강판 단가인하 여파가 2분기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보다 각각 7.5%와 31.6%가 급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지배적이다.

화학 업종은 양극화가 더 뚜렷하다. LG화학 만 웃었고 나머지 기업들은 부진을 이어간다는 관측이다.

석유화학제품 가격 하락으로 순수석유화학업체 실적 부진이 예상되지만 LG화학은 제품 다변화, 독과점 제품 등을 통해 안정적인 마진을 확보하고 있다. IT소재 부문에서도 원재료 가격 하락 효과가 긍정적으로 반영될 전망이다.

LG화학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2조9900억, 1조9400억원으로 전망된다. 전년 대비 각각 3.5%와 3.8% 상승한 수치다.

반면, 태양광 사업에 집중해왔던 한화케미칼은 중장기 관점에서 태양광 투자에 대한 재무부담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실적 전망을 낮췄다. 태양광 부문의 영업적자폭 축소가 이어질 예정이지만 분기별 이익 개선에는 큰 도움이 안 된다는 의견이 많다.

증권가 관계자는 ““전통적인 강세인 전자를 제외하면 2분기 들어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고 말하고 “엔저 영향이 컸던 자동차가 회복세를 보이는 반면 다른 기간산업은 당분간 저성장 또는 침체기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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