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두 살. 호주사람. 그리피스대학교에서 회계학과 재무학 학사 학위를 딴 사내. 수염을 기르는 남자. 그를 표현하는 많은 말 중에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이 팔다리가 없는 삶이다. 그는 양팔과 양다리가 없다. 바로 닉 부이치치다. 세상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는 그가 17일 밤 SBS 예능프로그램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를 찾았다.
그는 경이로운 장면을 연출한다. 골프도 치고, 줄넘기하며, 발가락으로 컴퓨터 자판까지 두드린다. ‘세상에’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심지어 MC 이경규, 김제동과 헤딩게임에서 이기기까지 했다. 못 하는 것이 없는 만능 인재가 따로 없다. 불가능해 보일 것 같은 일들을 당당히 해내는 모습에서 머리가 절로 숙여진다.
MC 김제동과의 줄넘기 대결에서도 그는 돋보인다. 김제동은 힘들어하면서 적당히 하는 척했지만 닉 부이치치는 최선을 다했다. ‘줄넘기가 뭐길래’ 저토록 열성을 다하는 것일까. 선천적인 장애를 안고 태어난 그는 항상 작은 일에도 온 힘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가 강조하는 것이 ‘주어진 것에 감사’하라는 말이다. 이 말은 각박한 현대사회를 사는 우리나라 모든 이들에게 훌륭한 삶의 지침으로서 손색이 없다. 항상 불만부터 늘어놓고 안 될 것이라 핑곗거리부터 찾는 부정적 사회 풍토에 대한 따끔한 충고다.
그에게 또 하나 배울 점이 있다. 긍정적인 사고다. 그는 많은 아이들의 ‘괴물’, ‘외계인’ 등의 놀림을 받으면서 숨어 지내던 과거가 있었다. 우울증이 생긴 그가 세상을 등지자는 결심까지 하게 된다. 10살에는 욕조 물에 빠져 자살을 시도했다. 그때 떠오른 것이 사랑하는 가족들이다. 그때 가족을 생각해 삶의 의지를 갖추게 된 것은 한번 해보자는 긍정적인 생각이었다.
해표지증이라는 10만 명 중에 한 명이 안고 태어나는 희소병을 가졌음에도 당당히 세상의 영웅이 된 그는 참 멋있는 남자다.